`비운의 황제’고종을 다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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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황제’고종을 다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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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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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문명 전환기 놓인 국왕
 대원군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왕권견제 유교적 정치지형 폐해

`개혁 군주’vs`유약한 왕’ 평가
 고종의 선택-균형적 성찰 필요

 

 조선의 제26대 임금이자 대한제국의 초대 황제인 고종<사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고종의 무능하고 유약한 성격이 나라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고종이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개혁군주’라고 평가한다.
 강상규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고종의 개혁 의지를 긍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고종을 `유약한 왕 vs 개혁군주’로 나누는 이분법적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강 교수는 신간 `조선정치사의 발견’에서 당시 조선의 선택이 고종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선왕조사의 축적된 역사를 토대로 한 불가피한 경로였음을 들춰낸다.
 바꿔 말해 고종이 실패한 원인을 500년 유교 정치의 맥락 속에서 고찰한 것이다.
 강 교수가 분석한 조선은 중앙집권적 왕권국가이면서도 신료들이 국왕의 권한을 제약하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정치구조로 돼 있었다. 시대 여건에 따라 왕들이 강력한 왕권을 휘두르기도 하고 권신들의 허수아비로 전락하기도 했다.

 따라서 조선을 절대왕권국가로만 바라본 우리의 고정관념으로는 왜곡된 국왕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십상이다.
 강 교수는 고종 개인에 대한 접근에서 벗어나 조선을 둘러싼 역사적 문맥 및 구조적 접근이라는 입체적인 시각을 통해서만 고종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대원군 세력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조야에 팽배한 뿌리깊은 화이(華夷)관념, 조선의 유교적인 정치지형에서 발생하는 왕권에 대한 전통적인 견제 구조 등으로 인해 고종은 문명사적 전환기의 위기상황임에도 대내외적으로 별다른 정치적 선택지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465쪽)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조선정치의 역사적 맥락과 아울러 수백 년 동안 형성된 조선정치의 독특한 구조와 작동원리를 살펴본다.
 조선의 왕권과 군신관계, 전통적인 조선의 정치의식을 살펴봄으로써 19세기 전환기에 직면한 국왕이 어떠한 구조적 위상과 역사적 문맥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었는지를 다룬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선의 국왕을 비롯한 주요 정치세력이 어떤 위기의식과 비전을 가지고 어떤 모색을 했는지, 그리고 고종이 국내외의 주요 정치세력과 협력 혹은 갈등하는 과정이 조선의 내정과 외정의 역학관계나 전통적 정치구조와 얽혀 어떠한 전개 양상을 보였는지 들여다본다.
 강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일본 도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제국 일본’,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한반도’,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다중거울’, `근현대 한일관계와 국제사회’ 등이 있다. 연합
 창비. 732쪽. 4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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