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신천좌안도로의 콘크리트 빔 추락 사고를 처리하는 모양새가 매끄러워 보이질 않는다. 콘크리트 빔4개가 교각에서 떨어져 내리자 대구시종합건설본부는 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겼다. 경북대 토목과 박문호 교수를 최적임자라며 선정했다. 공정성, 전문성,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공사 현장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러니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시건설본부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과 동떨어지는 것임이 드러났다. 경북도민일보 (20일자)에 따르면 박 교수는 대구시기술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또한 토목구조기술심의위원의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있다. 공사현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대구시 관계자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 교수 스스로도 `2010년 7월 설계시 수행’을 밝혔다. 대구시 건설본부는 제 발등 찍는 소리만 연거푸 쏟아내고 있다.
문제 삼고 싶은 것은 대구시의 자세다. 대구시가 조사를 맡긴 인물은 대구시가 내세운 자격기준과 사뭇 달랐다. 대구시건설본부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조사를 맡겼는지부터가 의심스럽다. 대구시건설본부는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현장을 말끔히 치워 증거물들을 없애 버렸다. 이번에는 조사담당자의 경력까지 속여서 발표했다. 하는 짓마다 악수(惡手)만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허둥대는지 궁금증만 커지게 하고 있으니 영 미덥지가 않다.
신뢰성을 처음부터 스스로 말살한 조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구시의 말마따나 공정성, 객관성이 없으면 말썽은 두고두고 계속되게 마련이다. 재조사를 요구하는 소리들이 크게 울리고 있다. 제3의 전문기관에 맡겨 객관성부터 확보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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