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그 속…아쉬움 2%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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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그 속…아쉬움 2%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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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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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스 사이공  
수려한 음악, 화려한 볼거리 비해
미국 우월주의·선전성 등 실망감 안겨줘
 
 
  
킴의 죽음으로 애절한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장면
 
 
 지난달 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미스사이공’.
 지난 4일 이병배 대구음협회장, 김승철 기획자,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 예술행정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과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공연은 마이클리(크리스) 김아선(킴) 류창우(엔지니어) 하지원(투이) 김선영(엘렌) 이건명(존)이 나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1975년 사이공(현 호치민)에 주둔하던 미군부대의 철수가 시작되던 무렵 미군 병사 `크리스’와 젊은 베트남 여성 `킴’의 사랑을 다룬 작품.
 이번 대구공연은 애절한 사랑이야기, 수려한 음악, 화려한 볼거리 등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원작에 비해 아쉬움이 많은 무대였다’는 평가다.
 
 ▲화려한 볼거리
 `미스 사이공’의 스토리는 우리네 정서와 가까웠다.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 송혜영 교수는 “전쟁이 잉태한 비극적 사랑, 아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절절한 모성애,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허상 등 `미스 사이공’이 품고 있는 코드들은 불과 수십년 전 유사한 과거를 경험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들이었다”며 “아들 탐의 등장으로 감정이입도 쉬웠다”고 말했다.
 신파처럼 느껴질 수 있는 뻔한 스토리지만,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 건 `미군 병사와 베트남 소녀의 애절한 사랑’과 `아들 탐에 대한 킴의 모성애’.
 또한 화려한 볼꺼리도 제공했다. 적절하게 사용된 무대장치와 1, 2막에서 섹시한 무희들의 춤 동작은 남자 관객들의 넋을 잃게하기 충분했다.
 `미스 사이공’의 대표곡인 `난 아직 믿죠’와 `세상의 마지막 밤’의 음악성도 좋았지만, 마지막 파국을 앞두고 부르는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
 
 ▲아쉬운 점 많아.
 하지만 그 매력들은 100% 발산되지 못했다.
 함께 본 이들은 “광고에 비해 아쉬움이 많은 공연”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 남자와 베트남 처녀라는 이야기 구도는 다소 미국 우월주의로 비쳤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킴은 전쟁의 원인인 미군과 왜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가’ `왜 미군 병사 크리스는 신사적인 구원자고, 베트콩 청년 투이는 포악한 공포의 대상인가’ 등 많은 의문을 남겼다.
 송 교수는 “오히려 관객 스스로 전쟁과 미국우월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을 할 수 있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용상 불편한 점 외에도 아쉬운 점은 많았다.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반라의 베트남 여성들과 태국 방콕 환락가의 섹스관광에 대한 묘사 등 너무 선정적이라는 평.
 미국에서 오리지널 버전으로 공연을 본 김 기획자는 “외국에서 본 것에 비해 감동이 덜한 것 같다”며 “볼거리만 제공하려다 보니 너무 야했고, 대사전달은 불편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점은 가사(대사) 전달력.
 이 대구음협회장 “무대사이즈는 부족한 듯 했고, 우리말 번역본이 그 뜻을 고스란히 전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 듯했다”며 음악적 전달력의 부족함을 지적했다.
 한국어가 서툰 주연 마이클 리의 대사는 알아듣기가 어려웠고, 김아선의 경우 단호한 모성애의 굳은 의지를 보여줘야하는 점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오리지널 버전에선 백인이 `크리스’를, 아시아인이 `킴’을 연기하기 때문에 주로 피해자인 `킴’ 입장에서 감정이입이 되지만, 한국 배우만으로 연기한 이번 공연에선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주연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조연은 `엔지니어’였다. 이 작품을 사실상 이끌어가는 `엔지니어’ 역의 류창우는 능숙한 가창력으로 능글능글하고 비굴한 캐릭터와 코믹 연기를 잘 표현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인 김선영의 가창력은 물론 뛰어났다.
 실제 헬리콥터 세트 대신 3차원 입체영상으로 처리된 헬리콥터 탈출 장면은 보는 각도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 듯.
 헬기 프로펠러의 커다란 굉음, 출연하고 사라지는 광경은 나름대로 사실적이지만 그 헬기 속으로 올라타는 배우들의 움직임의 포인트가 잘 맞지 않다.
 김 기획자는 “처음 공연을 보는 관객이라면 큰 무리없이 관람할 수 있지만 실제 헬기가 뜨는 오리지널 버전을 본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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