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만 재개 표명, 이란 “선전 책동” 폄하
美, 이란核 일괄타결 시도..중대 기로-2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중단할 경우 유럽연합(EU) 3국이 현재 이란과 벌이고 있는 핵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수일간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정상들과 잇단 전화 접촉을 가졌던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하며,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 핵활동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중단하는 즉시 미국은 EU 3개국과 함께 이란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며“수일내 이란 정부가 이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이같은 대 이란 직접 대화 방침은 비록 다자대화속 양자대화 방식이긴하지만 지난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래 중단돼온 이란과의 직접 대화를 26년만에 재개할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일대 정책선회로 분석된다.
정치 분석가들은 “미국의 이번 대화 제의는 오랜 적대관계를 지속해 온 이란에 대한 미국의 중요한 정책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는 미국의 조치가 대담하고 포용적이어서 이란이 협상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에 대한 무력 제재 가능성에 강하게 반대해왔던 러시아와 중국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미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외교적, 정치적 방식으로의 분명한 전환”이라고 평가했고, 왕광야(旺光亞)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환영할만한 제의”라면서도 “조건을 붙이지 않은 방식이었다면 훨씬 훌륭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란 관영 IRNA통신은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발표한 미국의 직접대화 방침을 긴급 보도하면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한다는 이란 정부의 방침에 비춰볼 때, 라이스 장관의 언급은 선전 책동으로 여겨진다”고 폄하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관리는 “라이스 장관은 이란이 이번 협상제의를 거부할 경우 이란에 가할 일련의 제재 방안을 마무리짓게 될 것”이라고 말해, 최악의 경우 안보리 제재 수순을 밟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cbr@yna.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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