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루이 14세가 외국어 구사능력을 빌미삼아 신하를 골탕 먹인 이야기가 전해온다. “스페인어를 할 줄 아나?” 질문을 받은 한 신하는 지레 김칫국부터 마셨다. 입으로는 “서투르다”고 해놓고는 뒷전에서는 열심히 공부했다. 스페인주재 대사로 임명될 것으로 굳게 믿었던 그는 어느 정도 실력이 붙자 루이14세에게 이를 알렸다. 그러자 이런 말이 그의 귓전을 때렸다. “그것 잘 됐군. 돈키호테 원서를 읽을 수 있게 됐다니.”
그 신하가 스페인어를 공부하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감투’를 걸고 강행했으니 열심히 하기는 했을 것 같다. 서양인들 가운데엔 외국어를 여러 개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 까닭은 여럿이겠지만 언어의 공통요소가 많은 게 가장 큰 강점(强點)이 아닐까 싶어진다. 가령 스페인 사람과 이탈리아 사람이 서로 자국어로 이야기해도 뜻이 통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사람의 재능은 갖가지여서 우리나라에도 여러 나라 말을 술술 하는 사람이 꽤 되는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언어감각이 뛰어난 사람의 이야기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토익 900점에 코가 꿰어 밤을 낮 삼아야 한다면 이는 인생낭비다. 아무리 국제화시대라지만 사람마다 모두 외국어를 잘해야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