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안전설계 기준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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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안전설계 기준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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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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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건물구조가 시발점이다.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은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으로 세운 건물이다. 건물 가운데에 기둥(H-Beam)을 세우지 않고 철골조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이는 조립식 공법이다. 건물의 공간확보, 자재 절약, 공기 단축 같은 장점이 있어 최신공법이라고 일컬어 왔다. 이런 이점(利點)때문에 경북 동해안 일대엔 PEB공법으로 세운 건물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만하더라도 이 공법으로 지은 건축물이 4만채가 넘는다. PEB공법의 선호도를 반영해주는 대목이다.
 PEB공법이 지닌 장점이 이번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함께 빛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동해안 일대를 강타해온 `눈폭탄’의 심술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울산과 포항지역에서 이 공법으로 지은 건축물이 무너지고, 인명이 희생된 사고가 잇따른 게 그 증거다. 이들 사고 또한 지붕에 쌓인 습설(濕雪)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데서 일어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PEB공법의 단점이 최악의 형태로 나타난 게 경주 사고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북동해안 일대에 지어진 PEB공법 건축물에 대한 경계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온 지역이어서 적설 하중계수가 매우 낮게 잡혀있다. 폭설이 잦은 대관령이나 울릉도 지역과 비교하면 적설하중계수는 1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폭설지역에선 1㎥당 714㎏의 눈 무게를 견디도록 지어야 하지만 경북동해안 일대는 51㎏만 견디면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셈법을 무너진 경주 리조트에 대입하면 사고가 안 난다는 게 되레 신기할 지경이 되고만다. 사고건물 지붕에 쌓인 눈 무게가 자그마치 150t 안팎일 것으로 추정되는 까닭이다.
 이상기후는 갈수록 횡포가 극심해지고 있다. `물폭탄’, `눈폭탄’ 같은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될 지경에 이르러 있다. 그렇고 보면 경북동해안 일대도 종래의 기후 패턴만을 생각하고 안이하게 대처할 시기는 지난 게 분명하다. 그 현장 증거가 무너진 리조트 체육관 건물이다. 건설안전설계기준에 대한 재점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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