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피겨 값진 銀… 갈라쇼서 선수생활 마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 인생을 마무리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올림픽의 마지막 은반을 밟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수상자들의 갈라쇼가 열린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암전된 링크 입구에 전체 스무 번째 순서로 김연아가 서자 그 뒤로 선명한 태극기가 떠올랐다.
김연아가 링크 가운데로 이동하자 관중석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이내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인류의 영원한 꿈인 평화를 노래하는 `이매진’의 선율이 흐르고, 김연아가 두 팔을 뻗어 회전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아이스쇼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갈라 무대를 선보인 김연아는 이번에는 어깨 부분을 파랗게 물들여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점차 연해져 흰색으로 변하는 의상을 선택했다.
`이매진’은 팝가수 존 레넌이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의 메시지를 담아 발표한 곡이다.
대회 전부터 테러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이들을 걱정시킨 바 있는 소치올림픽에서 선보이기에 딱 어울리는 곡인 셈이다.
김연아는 이날 갈라쇼를 끝으로 17년 7개월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앞으로도 김연아는 아이스쇼 등에서 팬들에게 아름다운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지만, 선수 생활에 작별을 고했기 때문에 대회 일정이 끝난 뒤 열리는 갈라 무대에 설일은 없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명상곡’에 맞춰 도와준 이들을 향한 감사를 표시한 김연아는 4년이 흘러 작별을 고하면서 더 커다란 메시지를 준비해 마지막 무대를 뜻깊게 장식했다.
부드러운 스케이팅으로 링크를 활주한 김연아는 “모두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라”는 구절에서 더블 악셀 점프와 특유의 `유나 스핀’을 선보였다.
김연아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라”는 구절에서 트리플 살코 점프를 시도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아 1회전으로 처리했다.
“당신도 함께해 세상이 하나가 되길 바란다”는 가사에서는 크게 편 두 팔을 끌어모으며 의미를 나눴다.
노래가 절정으로 향할수록 빙판을 누비며 팔을 뻗어 돌리는 김연아의 동작도 점차 커졌다.
“소유가 없다고 상상해 보라”는 노랫말과 함께 스파이럴 연기를 보여준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나를 몽상가라 부를 지 모른다”는 후렴구에서 다시 더블 악셀 점프를 선보였다.
노래가 끝나자 김연아는 다시 한 번 크게 팔을 뻗어 가슴으로 끌어안아 기도하듯 손을 모으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적지 않은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연기를 마무리한 김연아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응원에 답했다.
김연아는 모든 선수가 함께하는 피날레 무대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 역할도 했다.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고 한가운데 모인 참가자들 사이에서 김연아가 링크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비췄고, 소치올림픽 로고 옆으로 평창올림픽의 로고가 선명히 드러났다.
평창올림픽의 로고와 김연아를 향해 관객은 다시 한 번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연아는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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