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上王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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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上王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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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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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 (언론인)
 
열린우리당 탈당의원과 만나 “통합정당을 만들거나 최소한 선거연합을 이뤄내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면 이처럼 명백한 정치행위는 없다. 또 “하나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국민이 거대 야당에 대항할 힘을 줄 것”이라는 말은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집권을 막아야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노골적인 현실정치 개입과 조언(助言) 이상의 훈수가 전직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면 그걸 정상이라 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요즘 몹시 부산하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모임 등이 경쟁하듯 동교동을 찾아와 자문을 구하고, 이해찬 전 총리까지 방북에 앞서 자신을 찾아왔다. 정치인들의 방문은 지리멸렬해진 여권과 구여권을 하나로 합쳐 연말 대선을 치르게 해달라는 통사정이 담겨 있다. 남북관계에 대한 조언은 북한을 옹호해온 그가 김정일 위원장과 특별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오지랖 넓다는 표현이 여기에 딱 맞는다.
집권세력의 절박함은 누추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4·25 국회의원 재보선에 김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전남 무안ㆍ신안 여권 연합후보로 내세우자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를 말한다. DJ에게 “당신 아들을 국회의원 만들어 줄 테니 제발 대선에서 도와달라”는 구걸에 다름아니다.
김홍업이 누구인가.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 재임 중 더러운 돈을 받아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에서 실형을 산 `부끄러운 황태자’다. 그는 더러운 돈을 아파트 베란다에 쌓아 뒀다 적발되기도 했다. `서민의 아버지’를 표방하고 당선된 DJ의 아들이다. 그런 그가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사면받자마자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권노갑 한화갑 설훈 씨등 동교동 가신들이 쌍수를 들고 나왔다. 가신들이야 그렇다 치고 열우리린당과 탈당파들이 `김홍업 국회의원 만들기’에 나선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아들의 국회의원 출마 욕심을 방치하는 것과, 열린우리당 세력들에게  통합정당과 단일후보를 촉구한 것은 그가 호남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망상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전과자 아들도 국회의원 만들 수 있고, 여권통합과 단일후보도 호남이 뭉치면 가능하다는 발상이 아닌가. 열린우리당과 그 주변세력들이 DJ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정말 해괴망측하다. 그들은 3년 전 김 전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당을`반개혁세력’으로 비난하고 당을 깨 장본인이다. 국정실패로 정권을 뺏길 것 같으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형상이다.
문제는 DJ다. 그는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요즘 그는 “정치는 나의 전공”이라는 듯 거리낄 게 없다. 그로서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노벨상을 안겨준 햇볕정책이 손상될 것을 우려할 수 있다. 또 정권교체가 되면 DJ 집권 중 일어난 무수한 권력형 비리가 조명되고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할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정치행위가 더 추해 보인다.
DJ의 `상왕 노릇’에 대한 비난은 전국적이다. 그의 본거지 호남에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이 지역 언론인 A씨는 “수십 년 동안 그분이 호남인에게 안겨 준 것은 낙후된 이 고장의 `평등한 빈곤’과 `호남과 비호남’이라는 대립 구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97% 지지를 보낸 결과가 전남도청을 목포 근교로 옮겨간 것”이라는 비난도 터져나왔다. 김홍업 씨 출마에 대해서는 여론이 싸늘하다. DJ에 이어 장남 김홍일 씨가 아버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 당선되고 이번에는 다시 차남인 홍업 씨가 지역구를 물려받는다는 건 호남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는 반응이다. 장남 홍업 씨는 비리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고, 홍업 씨 역시 감옥까지 갔다온 마당이다.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햇볕정책을 지키겠다”며 아버지의 후광을 업는 그의 모습이 딱하다. DJ와 그 아들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려다 부친과 주변의 만류로 두번이나 포기한 사례를 새겨보기 바란다.
선진화국민회의 광주지부는 “이젠 호남인도 더 이상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결된 고리를 과감히 끊어버리고 호남인 위상을 재정립할 절호의 기회가 지금 다가오고 있다”며 호남인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금 전국민은 DJ와 호남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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