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소극장의 가장 큰 자산이자 미래, 시민들 찾아주면 향토문화예술도 발전”
  • 이부용기자
“관객이 소극장의 가장 큰 자산이자 미래, 시민들 찾아주면 향토문화예술도 발전”
  • 이부용기자
  • 승인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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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소극장’김삼일 연출가에게 듣는다

▲ 김삼일 자유소극장 김삼일(72) 연출가는 포항 소극장의 세계화를 꿈꾼다. 김 연출가는 소극장에 막대한 운영비가 들지만 관객만 찾아와 주면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배우와 관객이 조화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시킬 때 비로소 포항 연극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50년 전 공간 없어 골목길서 연극연습
 소극장·극단 창단했으나 관객 없어
 연극·예술정신 간직한 연극산실 소극장
 향토문화예술 창달 위해 계속 운영돼야

 

[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 김삼일 자유소극장은
 “포항시 북구 상원동 풀잎문화센터 3층에 위치하며 단원은 8명이다. 좌석 60석, 입석까지 70명이 관람할 수 있다. 무대면적은 약 43㎡이다. 조명은 현대식 2kW 12개를 설치했다. 음향은 현대식을 완비했다. 전기용량은 10kW로 신설했다. 무대 바닥은 짙은 붉은 천으로 장식했다. 좌석은 극장식으로 4단식 층계형으로 설치돼 아담한 분위기다. `노배우의 고백’(안톤체홉작)과 `결혼신청’(안톤체홉작), 김유정의 원작 `봄봄’(김삼일 각색·극본) 등 3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총 48회 공연했다. 이연희 극단대표와 이제우, 채송아, 문호득, 정준홍, 전주헌, 김지혜 등의 단원들로 구성됐다. 극장장인 나는 예술감독을, 운영위원장은 최규열 (전 KBS대구총국국장), 운영위원회 간사는 이광웅, 무대미술은 문호득, 총무는 이제우가 맡았다.”
 
 - 소극장 설립이유와 극단 창단 배경은
 “1963년 포항의 인구는 5만5000명이었다. 시내도로는 포장이 제대로 안 돼 있어 바람이 불면 먼지가 풀풀나는 황량한 도시였고 문화볼모지였다. 포항 육거리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KBS포항방송국 전속 성우였던 나는 몇몇 동료들과 연극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때 포항문화예술의 개척자 재생 이명석 선생이 다가왔다. 왜 골목에서 떠들고 야단이냐며 궁금해 했다. 연극 연습을 하던 우리들은 무슨 죄나 지은 것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재생은 젊은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노트를 바라봤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가 나서서 `연극을 하고 싶으나 연습장소가 없어 수도산과 동빈 부두, 항구동 백사장을 전전했고 오늘 밤은 이 골목길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여기서는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재생은 `이 문화볼모지에 어려운 연극을 하고 싶어하는 정신을 높이 살 만 하다’며 `앞으로 너희들이 포항문화예술을 이끌어갈 기둥이 될테니 내가 후원을 해 주겠다. 오늘부터 골목길 옆에 있는 애린공민학교 교실에서 연습을 하라’고 말했다. 애린공민학교는 재생의 가정집과 같은 부지에 있었는데 재생이 6·25전쟁고아들을 모아놓고 공부를 가르치던 곳이었다. 그날부터 공민학교에서 연극 연습을 하고 공연도 했다. 현재 김삼일 자유소극장이 위치한 곳이 50년전 골목길에서 연극 연습을 하던 바로 그곳이다. 연극 입극 50주년과 대경대학교 석좌 교수 임용 기념으로 현재의 장소에 내 이름을 딴 소극장과 극단을 창단했다. 인간상록수상을 수상한 재생의 향토문화예술의 개척정신과 상록수 정신을 이어받았다. 한국 최고의 연극연출가 이해랑 선생과 연극 전용 소극장 창립을 약속했고, 이행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작품을 원없이 무대에 올리겠다. 세계 연극 발전에 원천이 됐던 프랑스 파리의 자유소극장도 앙뜨완느의 희생으로 건립돼 전 세계로 파급됐다. 미국 연극의 시조로 받들어 지고 있는 노벨문학수상자 유진오닐을 탄생시킨 미국의 프로빈스타운의 부두소극장도 낡은 생선 창고를 개조한 보잘 것 없는 소극장이었지만 그곳에서 미국 연극이 태동했다. 김삼일 자유소극장도 이러한 정신으로 운영된다.”
 
 - 소극장 운영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 3월 13일 개관 첫 날 영일고등학교 최상하 교장이 학생들과 함께 연극을 관람했다. 이것이 전국에 보도돼 전국 각지에서 격려의 전화가 걸려왔다. 애린복지재단, 포항상공인, 구룡포 수협, 포항대학교, 포항법원 등 관계자들과 중앙여고와 영신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했다. 아주 큰 힘이 됐다. 포항지역 나눔지역센터에서 초청공연도 기억에 남는다. 소극장에서 관객들은 배우의 숨소리도 들을 수 있다. 손만 뻗으면 배우와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관객과 배우의 호흡이 일치되면서 소극장 전체가 맑은 영혼의 에너지로 충만된다. 정화작용을 일으켜 기쁨을 탄생시키는 곳이 바로 소극장이다.”
 

 - 힘든 일은 없나
 “관객이 없다. 많이 볼 수 있도록 홍보도 하고 기획도 하지만 여전히 힘들다. 그러나 소극장은 있어야 한다. 소극장이 연극의 정신, 예술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연극도 `자유소극장’에서 탄생됐고 미국의 연극도 소극장 `프로빈스 타운’에서 탄생했다. 소극장이 연극의 산실이다. 연극인 자신을 위해, 향토문화예술의 창달을 위해 소극장은 계속 지탱·운영돼야 한다.”
 
 - 포항 연극계에 제한하고 싶은 것은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언론사, 기업단체와 함께 소극장 페스티벌의 창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포항 소극장의 현실과 미래는
 “소극장 운영이 어렵다. 건물을 임대하고 내부 시설을 하는데 수천만원이 들어가고 매달 운영비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 관객은 없다. 포항은 경제적으로 비약했으나 문화예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연극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운명이다. 그러나 운명 밖으로 길을 내어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1950~60년대 향토문화예술을 가꾸던 재생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극장의 미래는 관객이 찾아와 주면 된다. 관객이 가장 큰 자산이다. 시민들이 소극장을 찾아주면 성공할 수 있고 향토문화예술을 꽃피울 수 있다. 소극장 입구에 시민들이 연극을 보러 장사진을 이루면 포항의 연극은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릴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4월 16일부터 `사랑의 노래’(안톤체홉작)를 주문 공연 형태로 한달간 공연할 예정이다. 어느 미모의 미망인과 빚을 받으러 온 채권자와 싸움을 벌이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 마지막 긴 키스신으로 막을 내리는 명작이다. 이제우, 채송아, 정준홍 등이 출연한다. 나는 루카역을 맡는다. 하반기에는 창작극 1인 모노드라마 `그 여자의 일생’(김영무작)을 장기공연한다.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3번 수상한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 이애자와 내가 호흡을 맞춘다.”
 

 

          김삼일 연출가는…


 - 영남대학교 국문학과,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졸업. 1981년 서울신문 향토문화상 수 상. 1983년 전국연극제 `바다로 나간 사람들’ 연출, 연기상 수상. 1983년 제9회 한국 연극 예술상 수상.  1983년 제24회 경상북도문화상 수상. 1985년 전국연극제 `대지의 딸’ 연출, 연기상 수상. 1989년 전국연 극제 `산불’ 연출, 연출상·연기상 수상. 2002년 포항라이온스봉사 대상 수상. 2004년 조선일보제정 이해 랑 연극상 수상. 2005년 대구MBC제정 홍해성 연극상 수상. 2012년 제2회 애린문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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