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 철로
  • 김용언
엿가락 철로
  • 김용언
  • 승인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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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레일 장출은 온도상승으로 말미암아 레일이 늘어나 휘는 현상을 말한다.” 엊그제 (31일) 의성에서 일어난 중앙선화물열차 탈선사고를 코레일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장 보도사진을 보면 이리저리 멋대로 휜 철로가 마치 늘어난 엿가락 같게만 보였다. 기온이 35℃가 되면 철로 온도가 55℃를 넘게돼 철로가 늘어날 수 있다는게 코레일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잖아도 요즘들어 며칠  동안 날마다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판이다. 경산 중방동의 무인 자동 기상관측기(AWS)는 이날 38℃를 기록했다. 비록 기상청이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하지는 않는다지만 끔찍스럽기만한 열파(熱波)다. 이날 대구는 37.4℃ 였다. 1907년 관측이래 최고치라고 한다. 107년만의 폭염이다. 대구와 경북 14개·시군엔 폭염주의보까지 내렸다. 봉화 같은 경북북부 산간지대까지도 32.9℃까지 치솟았다. 그러니 다른 지역은 일러 무삼하리오 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무더위를 이를 때  무쇠도 녹일 것 같다고 한다. 무쇠는 탄소가 들어있는 철합금이다. 어려운 전문용어를 비켜서더라도 무쇠는 튼튼함의 상징물처럼 생각된다. `무쇠다리’라거니 `무쇠팔뚝’이라거니 하는 표현이 그렇다. `무쇠목숨’이란 것도 있다. “에그 , 아기나 범연한가. 떡뚜거비 같은 귀동자지. 오냐, 무쇠목숨에 돌끈 달아 수명 장수하여라. ” < 이해조 / 驅魔劒>
 `호되다’는 뜻을 지닌 접두어가 `강’이다. `강보리밥’ `강술’ 따위가 `깡보리밥’ 또는 `꽁보리밥’으로 강도가 높아진 것 같다. `강술’ 또한 `깡술’로 억세졌다. 깡다구가 있는 여인을 일러 “깡순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쓰임새이지 싶다. 깡순이가 있으면 `깡돌’이가 없으란 법도 없을 게다. 철로를 마치 엿가락 늘이듯 해가며 화물열차를 탈선시키는 107년만의 이 `강더위’를 이겨내는 `깡’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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