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이유-`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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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이유-`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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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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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세종특별자치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걸고 지킨 도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도이전’을 추진하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違憲) 판결을 받자 세종시 건설로 방향을 틀었고, 이마저 야당인 한나라당이 반대하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외롭게 투쟁해 지킨 것이다. 그 결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세종시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세종시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완패했다. 새정치연합 이춘희 후보가 현 시장인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를 상대로 개표 초반부터 앞서 나가면서 가볍게 따돌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서는 당혹스럽고 수용하기 아려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세종시에는 정부세종청사가 들어서 있다. 최근까지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1만5000여 명이다. 공무원 속성상 여당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그 예상이 완전히 깨졌다. 상당수 공무원은 물론 그들 가족이 여당 후보를 외면한 것이다. 사전투표 개표에서 공무원들이 많이 사는 신도심인 한솔동의 경우 1800표 중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는 300표를 얻은 반면 이 당선자는 1400표의 몰표를 얻었다. 새누리당 후보는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조차 누리지 못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과 행시(行試) 단계적 축소 등 공직 개혁을 밀어 붙이자 공무원들이 반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공무원들의 가족까지 관피아 척결 분위기에 저항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가 막힌 일이다.

 6·4 지방선거 결과는 여야 어느 한쪽에 승리를 안겨주지 않았다. 여당에게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었고, 야당에게는 사사건건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고, 세월호 사고까지도 정쟁과 선거에 이용한 행태를 질책한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세월호로 나타난 관피아들의 적폐를 뿌리 뽑으라는 과업을 위임한 것이고, 국가개조에 박차를 가하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세종시 패배는 공직사회가 얼마나 개혁에 저항하고 반발하고 있는지,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관피아’의 적폐를 포기할 생각조차 없는지를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여당의 세종시 패배는 공직사회에 대한 개혁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말해주는 역설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는 `국가개조’의 엄정한 의무가 부과됐다. 그 최우선 과제가 `관피아’ 척결이다. 관피아를 가능케 한 행정고시를 아예 없애거나 대폭 축소해 관피아의 풍토부터 없애야 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 과업을 해내지 못하면 다가오는 각종 선거에서 더 처절한 패배를 맛봐야 할 것이다.
 새정련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지방선거 결과를 야당 승리로 보지 않는다. 새정련도 지금까지 보여온 행태를 고치지 않는다면 향후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새정련도 `관피아’ 척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세종시 승리에 고무돼 관피아를 감싼다면 관피아를 저주하는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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