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16~17세기엔 담배가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됐다는 기록이 여럿 있다. 길스 에버라드라는 영국인이 라틴어로 쓴 책의 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담배는 온갖 역병(疫病), 특히 콜레라에 대한 놀라운 해독제로 여겨지고 있다. 아일랜드인은 주로 뇌를 맑게 하기 위해 코담배를 쓴다. 인디언은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 담배를 피우면 흑사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일기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담배를 피우다 붙잡히면 사형에서 벌금형에 이르는 각종 형벌이 내려지기도 했다. 1957년과 1959년 영국의 의학연구위원회는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만병통치약이라던 담배가 만병의 근원으로 굴러떨어진 셈이다.
꿈틀거리던 담배 가격이 내년엔 오를 것 같기도 하다. 담뱃세(稅)를 50% 정도 올려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정부가 받아들일 모양이다. 담뱃값은 유통마진·제조원가가 38%인 반면 갖가지 세금의 비중이 62%나 된다. 담배소비세를 비롯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폐기물부담금이 줄줄이 따라 붙는다.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담뱃값과 담뱃세가 가장 싼 나라로 분류돼있다. 반면에 흡연율은 선두권이다.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사망자가 1100만명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WHO의 분석이라고 한다. 달나라를 오가는 인간도 흡연논쟁은 수세기가 지나도록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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