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제외 97% 육군소속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지난 2007년 육군에 입대한 최모씨는 직속 상병에게 지속적으로 욕설과 질책을 들었다. 말이 많고 깔끔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씨는 이후 음식을 먹기만 하면 토하는 증세를 보였고, 입대 전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A급 관심병사로 지정됐다.
그런데도 소속부대 소령은 최씨를 포함한 병사들을 모아놓고 “우울증 앓는 병사가 있다고 하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 정도 난관을 헤쳐나가지 못하면 사회에 나가서도 필요없는 사람이 된다”고 거칠게 말했다. 결국 최씨는 이 말을 들은 지 2주 만인 2008년 6월 부대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최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고법은 “최씨가 A급 관심병사로 선정됐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 보호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국가가 유족에게 1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씨처럼 군 복무 중 자살한 사병 가운데 10명 중 4명이 관심사병으로 드러나면서 군 당국의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2년 자살한 사병 38명 가운데 15명이, 지난해 자살한 사병 45명 중 18명이 각각 관심사병으로 지정된 병사들이었다.
계급별로는 관심사병 자살자 33명 중 일병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병이 14명, 상병이 4명이었다.
이들 중 1명(공군)을 제외한 나머지 32명(97%)은 육군 소속이었다.
이처럼 관심사병의 자살이 빈번한데도 국방부는 2012년에서야 관심사병 중 자살자 현황을 집계하는 등 관리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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