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짧은 기간 미국맛을 본 K씨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거리의 모습이 있다. 스쿨버스와 소방자동차의 위세다. 벌써20여년전의 일이건만 현장감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스쿨버스가 `정지신호판’을 내걸면 감히 앞지르려는 자동차는 없다. 소방차 사이렌소리가 들리면 자동차들이 길을 비켜주는 광경 또한 마찬가지다. 두 자동차의 권위에 맞서려는 운전자야말로 간이 배밖으로 나온 게 틀림없는 사람이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눈이 작다고 한다. 무슨 근거가 있는 소리인지는 알 수 없다. 두 눈이 위로 쫙 찢어진 본인들 또한 그렇게 믿고 있으니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간이 콩알만하다’는 표현도 있다. 채만식의 `탁류’에서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다. “ 그는 혹시 누구한테 띄울까하여 큰집으로 내려와서 …중략… 고리를 벗겨둔 빈지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섰다. 어둠 속에서 방금 무엇이 튀어 나오는 것 같아 간이 콩알만 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모세는 종살이하던 이스라엘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벗어난다. 가로막은 홍해에 이르자 지팡이를 들어 앞을 가리키자 홍해의 바닷물이 밀리며 길이 터졌다.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다. 포항북부소방서가 이 같은 기적을 기대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포항시민들에게는 모세의 기적쯤 아랑곳없었다는 사실의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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