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이 뿔났다
  • 김용언
군수님이 뿔났다
  • 김용언
  • 승인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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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옥편을 뒤져 ‘벼슬 관(官)’자를 들여다본다. 맨 위의 갓머리는 주로 주거와 관련된 뜻으로 쓰인다. ‘집면’이라고 한다. 그 아래 글자는 ‘쌓을 퇴’다. ‘스승사(師)’의 옛글자라고 한다. 군대를 뜻하다가 집단의 뜻을 갖게된 모양이다. 따라서 官은 많은 관리가 사무를 보는 곳, 관청을 뜻하며, 그곳에서 일하는 벼슬아치를 의미한다.
 이 벼슬아치들이 귀담아 들을 대목이 채근담(菜根譚)에 나온다. “관직에 있는 이를 위하여 두 마디 말이 있으니 가로되 ‘오직 공정하면 명지(明智)가 생기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함이 그것이요, 집에 있는 이를 위하여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오직 너그러우면 불평이 없으며, 오직 검소하면 모자람이 없다’함이 그것이다.”

 최근 군위군청 공무원들이 만취한 채 운전하다가 잇따라 사고를 냈다. 두 사고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각각 0.145%와 0.085%였다. 이에 김영만 군수가 헐거워진 나사 죄기에 두 팔을 걷었다. 사고 당사자는 물론이고 함께 술을 마신 동료와 소속 부서 간부에게까지 최고의 징계양정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김 군수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이를 축약어법으로 쓰면 ‘군뿔’이 되려나.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말의 축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엄뿔’이라고 불렀으니까.
 군위군은 경북도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나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다. 인구 또한 적다. 그런데도 교통사고가 잦은 곳으로 이름나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18명이 목숨을 잃었고, 133명이 다친 기록을 남겼다. 온 나라를 통틀어 교통안전지수가 꼴찌권이라고 한다. 군위군으로서는 부끄러운 노릇이다. 이런 판에 휘하 공무원들이 잇따라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니 군수의 심기가 뒤틀리지 않았다면 되레 이상한 노릇이다. 김 군수의 기강잡기가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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