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자 ‘종 복(僕)’자는 두 글자가 하나로 합쳐진 형태다. 따라서 말을 채찍질하여 부리는 사람을 뜻한다고 옥편은 풀이한다. 요즘은 ‘종’이 없는 세상이다. 때문에 ‘머슴’ ‘심부름꾼’ ‘일꾼’ 같은 말로 바뀌는 흐름인 것 같다. 선거철만 되면 벽보에 단골로 등장하는 낱말들이다. 이를 한자어로 쓰면 공복(公僕)이고 공무원(公務員)이며 관리(官吏)다.
정양용(丁若鏞)의 ‘기(記)’에 벼슬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 대체 벼슬이란 것은 갑자기 올라가다간 떨어지기 쉬우며, 임금의 총애가 지나치게 높다간 그 총애가 도리어 쇠퇴하기 쉬운 법이다. 내가 3품관으로부터 7품관으로 떨어져 내려오게 된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귀양살이에도 원망이 없고, 벼슬장사라는 것은 아예 알지도 못했던 선비의 반듯한 사고방식이 감지되는 글이다.
경북도내에서 공직기강이 문제를 일으킨 지자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나사가 풀린 현상이다. 소속 공무원의 음주운전사고가 두 번 잇따랐던 군위군에서 또 똑같은 사고가 일어났다.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일어난 음주운전 사고다. 두 번째 사고때 김영만 군수가 노발대발했다고 보도됐었다. 그런데도 정신 못차린 공무원이 또 일을 저질렀으니 김 군수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을 것 같다. 의성군에서는 군청 간부가 근무시간에 건설업체 사무실에서 도박을 하다가 행자부 감찰단에 덜미가 잡힌 일이 일어났다. 당연히 김주수 군수의 서릿발 같은 질책이 떨어졌다.
민선6기가 닻을 올린 지 몇 달이나 됐다고 이런 일이 되풀이 되는지 알 수 없다. 나사 풀린 공직기강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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