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로 전셋값‘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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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주로 전셋값‘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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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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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동 인근 단지 한달새 5000만원 올라

▲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행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셋값이 상승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부동산 매물 시세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연합
 “재건축 이주가 전세시장에 직격탄이네요. 이 곳 아파트 전셋값이 한 달 여만에 최고 5000만원 올랐습니다.”
 11일 강동구 고덕동 이화공인중개사무소 양회란 대표의 말이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고덕 주공 4단지의 이주가 지난해 12월 말에 시작되면서 한달 여 전부터 인근 주공아파트 단지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것이다.
 고덕 주공 3단지 59.5㎡ 전셋값은 한달 전 1억~1억3000만원이던 것이 현재 1억5000만~1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가량 급등했고, 53㎡도 9000만원에서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바로 인근 고덕 주공 5, 6, 7단지도 4단지 이주 여파로 단지별로 시세가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양 대표는 “고덕·상일동 일대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가 안될 정도로 전셋값이 싼 지역이었는데 4단지 이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단지의 전셋값이 40~50% 올랐다”며 “재건축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통상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되면 학군 이주 수요가 움직이지만 올해는 ‘재건축’ 변수까지 더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학군 인기지역과 재건축 이주가 시작됐거나 임박한 단지의 인근 아파트는 전세 물건이 동이 났고 가격도 치솟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시작된 전셋값 강세는 신도시·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체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 서울 전세, 방학 이사철에 재건축 이주 몰려 초강세
 11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62% 올랐다. 이 가운데 강남 3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1.07%로 서울 평균보다 훨씬 웃돈다.
 송파구가 0.57%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서초구가 1.34%, 강남구가 1.25%로 서울평균의 2배 이상이다.
 강남·서초구는 학군 인기지역이어서 전통적으로 겨울방학 시즌에 움직임이 많은 편이지만 올해는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가세해 폭발력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겨울 한파와 연말·연초에 찾아오는 ‘휴지기’도 무색할 정도다.
 서초구 잠원·반포지역의 경우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현재 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다.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대표는 “다음 달부터 한양아파트와 한신 5차 아파트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이미 두어달 전부터 인근 전세 가격이 수천만원씩 뛰고 매물은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지역 전셋값이 비싸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세입자들의 경우 싼 전세를 찾아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 일대도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의 이주가 3월께 시작돼 학군 이주 수요와 더불어 인근 전세시장을 들쑤시고 있다.
 고덕 주공 단지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된 강동구도 지난해 12월 전셋값 상승률이 0.98%로 1%에 육박했다.
 송파구도 잠실 일대 아파트는 전세물건을 찾기 힘들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109㎡는 11월 7억원에서 현재 7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상승했다. 집주인들이 월세나 보증부 월세(반전세)를 선호해 전세물건이 귀한 탓이다.
 잠실동 에덴공인 김치순 대표는 “월세는 가격을 내려도 잘 나가지 않는데 전세는 물건 자체가 적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강남권의 재건축 이주와 학군 수요 등이 몰리며 물건이 나오기가 무섭게 소진된다”고 말했다.
 재건축에 이어 학군 수요도 만만치 않다. 목동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는 11월 수능 이후 전세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12월 상승률이 1.27%로 비강남권에서 유일하게 1%를 넘었다. 11월(0.35%)에 비해 상승률이 3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 서울 강남발 상승세, 수도권·신도시로 확산
 ‘강남권 발(發)’ 전셋값 상승세는 분당·평촌 등 신도시와 수도권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12월 중순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던 신도시의 전셋값이 12월 하순 이후 꿈틀거리기 시작해 지난주 주간 변동률이 0.03%로 다소 커졌다. 지난해 10월24일(0.0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평촌, 2기 신도시중 김포 한강·광교신도시 등이 강세다.
 분당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한 달간 1000만~2000만원씩 오른 곳이 많다. 야탑동 장미현대 92.5㎡, 103.7㎡ 등 인기 주택형은 각각 1000만원, 2000만원씩 상승했다.
 경기·인천지역도 지난주 0.06%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24일(0.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용인 등 일부 지역은 서울에서 비싼 전세를 피해 상대적으로 싼 수도권으로 이주해온 사람도 적지 않지만 역시 물건이 귀하다.
 ■ 재건축·홀수해·입주량 감소 ‘트리플 악재’… 재건축 이주 분산해야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불안이 1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짝수해보다 홀수해에 전셋값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올해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는 곳이 많아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될 재건축 단지는 2만1000가구에 이른다. 여기에다 사업 일정은 유동적이나 올해부터 이주가 가능한 재개발(3만6603가구) 사업 물량까지 합하면 도시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최대 5만8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10~11월 윤달로 인해 올해 봄으로 결혼을 미뤄왔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도 전세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수요는 늘지만 전세 불안의 근원지인 서울의 입주물량은 감소한다.
 올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입주물량은 10만2000여가구로 지난해보다 4% 정도 늘어나는데 비해 서울은 2만여가구로 지난해(3만6860가구)보다 45% 가까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재건축 이주 수요 분산 등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의 재건축발 전세난은 강남권에서 끝나지 않고 서울 인근과 분당·용인 등 인근지역 아파트는 물론 다가구·다세대등 다른 주거상품의 전세불안을 가져온다는 것이 문제”라며 “강남권에 몰려 있는 재건축 이주시기를 분산하는 등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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