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의 교내 총격사건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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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악의 교내 총격사건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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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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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 오 연/(언론인)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미국 버지니아공대(버지니아텍)에서 최소한 3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하는 사상 최악의 교내 총격사건이 발생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1명도 총알이 가슴을 스치고 팔을 관통했다. 현재 버지니아공대에는 한국 유학생 500여명,재미교포 500여명 등 1000명 이상의 한국계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미국 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으로 기록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 웬델 플린츔 버지니아공대 경찰청장은 18일 범인이 미국에 영주권을 갖고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포학생인 조승희(23,영문학과)라고 공식 밝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은 조군이 범행 직후 자살해 왜 이같은 일을 저질렀는지,그 동기에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이나 인종갈등, 외교문제로 번지지 않기 바란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도 총기 단속 및 학생폭력 대처에 더욱 신경써야겠다.
 미국에서의 교내 총격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4월 컬럼바인 고교에서 2명의 학생이 13명을 사살하고, 지난해 10월 우유 트럭 배달부가 웨스트 니켈 마인스 학교에 침입해 어린 여학생 14명을 살해한 사건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생생하다. 미국에서 총격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아마도 민간인이 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헌법으로 국민의 무기 소지 및 휴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버지니아주만해도 전과조회를 통과하면 18세 이상은 누구나 총기를 살 수있다. 우리는 총기 구입을 비교적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미국처럼 쉽게 총기를 소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총기 안전지대’라고 할 수도 없다.
 지난해 7월 한 40대 남자가 중국에서 컨테이너를 통해 권총 4자루와 실탄 115발을 부산항으로 밀반입한 사건이 적발됐다. 러시아 선원들이 총기를 은밀하게 거래한다거나 외국이민자들이 권총과 실탄을 몰래 갖고 들어와 판다는 보도도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러시아제 등 외국 총기류에 대한 설명이나 구입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범행의도가 있는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총기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치안 당국은 총기류 밀반입 방지나 총기 관리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총기 구입 대기 시간을 충분히 둬 총기 구입 예정자가 경찰이 수배 중인 중범죄자나 불법체류자,정신이상자,미성년자 등이 아닌지를 철저히 가릴 필요가 있다.
 미국은 `다인종 다문화’ 국가다. 버지니아공대만 해도 전체 학생 2만6000여 명 중 아시아 출신이 1,600여 명에 달한다. 이번 총격사건이 인종차별 때문인지 여자친구 문제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인종차별이 발단이 됐다면 우리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온 외국 노동자들에 대한 각종 차별이 범죄 동기화하지 못하게 이들의 인권 보호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서의 집단따돌림(왕따)도 피해자로 하여금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하게 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전문가들은 무차별 총기난사와 같은 `묻지마 범죄’의 경우 가해자 스스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위협을 받았다는 등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또한 학교폭력이 갈수록 연소화,흉포화하고 있음에도 유념해야 한다. 총기사건까지는 아니더라도 교내외에서 끔찍한 범죄가 벌어질 개연성은 언제든지 있다.
 문제 학생에 대해서도 퇴학 등 처벌보다는 선도 및 재교육을 통해 비행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와 경찰은 비상사태 발생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락체계 등을 재점검하고 보안시스템이 미흡하다면 강화할 필요가 있다. 버지니아공대 참사와 관련해 대학 당국과 경찰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강의실 쪽 경비를 소홀히 하고 학생들에게 첫 총격에 관한 이메일 경고를 2시간이나 지난 뒤 보내는 등 `늑장·허술 대응’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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