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번 주방보조일 도와
“댓가 작아도 오로지 성실하게”
포항 장애인복지관 주방 보조, 이영주(오른쪽) 김재훈씨는 당당한 대한민국의 청년 일꾼이다. 이들에게 장애는 더 이상 멍에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 215만명. 전체 인구의 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의 장애인은 고달프다. 경북 포항에는 2만1000여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다. 이중 30%가 빈곤계층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장애인들에게 생존의 전쟁이다.
이 가운데 취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장애 청년들을 만났다.
이들의 꿈은 `땀흘리며 일 하는 삶’이다 .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포항장애인종합복지관.
이곳은 이영주(33·정신장애 3급), 김재훈(32·정신장애 2급)씨의 직장이다.
일주일에 두번, 하루 6시간 동안 이들은 복지관 주방보조일을 한다.
250명의 점심 설거지와 야채를 다듬은 지 보름이 넘었다.
이곳의 유일한 남성 직원이지만 이들의 강력한 무기는 `성실’.
김옥수(48·여)책임조리사는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부지런하고 싹싹하다”며 만족해했다. 이들의 한달 노동 대가는 20만원.
그러나 청년들은 “그나마 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신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외형상 비장애인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환청과 망상장애로 정신과 약이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
장애는 이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겼다. 사회적 편견과 생계곤란의 이중고다.
10년 전 집단폭행으로 장애를 갖게 된 이영주씨는 “취업 능력과 의욕은 넘쳐도 장애인이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고등교육까지 받았다.
그러나 학교 졸업장도 각종 자격증도 `장애인 수첩’앞에서는 무력했다.
포항1대 전기정보과를 중퇴한 김재훈씨는 “장애를 밝히는 순간 번번히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일용직이라도 감지덕지인 형편”이라고 했다.
그래도 이들은 미래를 꿈 꾼다.
3D 업종도 상관없다. 고소득은 바라지도 않는다. 홀어머니를 모시는 가장인 김씨는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직장이면 언제든 팔을 걷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심히 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이들은 땀으로 꿈을 적시는 `아름다운 청년’이다. /글 이지혜 사진 임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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