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DVD ‘퍼펙트 게임’
마운드를 장악한 그이지만 노력과 정신 자세만큼은 항상 선배 최동원(조승우)을 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언론에서 선동열-최동원의 맞대결 기사가 보도되면서 양 선수의 대결국면은 자연스레 조성된다.
정치 대신 스포츠에 국민의 시선을 옭아매려는 위정자들의 의도와 상업주의에 내몰린 언론의 이권이 맞물리면서다.
1986년 두 번의 대결에서 각각 1승씩을 나눠 가진 이들은 1987년 5월 중순, 드디어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이고 야구팬들의 시선은 이들의 경기가 펼쳐지는 부산 사직구장으로 향한다.
‘퍼펙트게임’은 야구팬이라면 친숙한 최동원(롯데)·선동열(해태)의 마지막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양팀은 두 투수의 혼신을 다한 역투에 힘입어 15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히면서 시작하는 영화는 둘의 ‘혈전’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그리기 위해 최동원과 선동열의 인연, 그리고 주변인들의 에피소드를 초반부터 곁들인다.
그러나 지나친 군불은 관객들의 마음을 차갑게 할 수도 있다.
애피타이저에 불과한 다른 선수들의 사연과 최동원·선동열의 과거사가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든다. 그리고 이런 전반부의 안이한 구성과 느린 진행은 아드레날린이 넘쳐야 할 스포츠 영화로서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전반부의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상쇄시키는 건 약 40분에 걸친 최동원·선동열의 마지막 승부다.
불세출의 두 선수가 뿌리는 직구는 영화에 긴장감을 다시 불어넣기 시작한다.
영화 ‘록키’의 주제곡을 떠올리게 하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음악과 속도감 넘치는 카메라, 배우들의 일그러지는 표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들쑤신다. 특히 조승우의 격렬한 연기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관객들의 몰입에 한 몫 한다.
언론사와 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장면이나 대기실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대립, 헛발질을 연발하는 롯데 감독의 행동 등 웃음을 주는 포인트도 여럿 있다.
‘인사동 스캔들’(2009)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연출적인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야구팬들, 특히 그날의 승부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당시를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들게 할 만한 힘도 갖추고 있다. 이 영화의 최대 미덕이다. 연합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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