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파를 다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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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파를 다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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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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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예 분자

 오가는 길모퉁이 지하도
 거적때기 몇 장 깔고 앉아
 흙 묻은 실파를
 명주실처럼 곱게 다듬는 남자
 
 구릿빛 굵은 손마디마다
 바람의 세월이 산증인이었을
 깊이 흐르는 푸른 강물이었을

 등 굽어 시린
 따습은 가족사랑
 얼마나 넓은 바다를 품었기에
 
 오가는 행인
 그 발길 사로잡고야 마는
 수틀에 수를 놓듯
 곱게곱게 실파를 다듬는 꾸부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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