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입양 결심…사회적 편견 접고 사랑으로 받아들여
“입양은 기쁨이지 숨겨야 할 주홍글씨가 아닙니다.” 김명진<사진 중앙 왼쪽>씨 가족은 요한이<가운데>를 사랑으로 당당히 껴안았다.
/임성일기자 lsi@
“짱구야~ 보고 싶었어~”
다엘이(8)누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책 가방도 휙 내던지고 달려오겠죠.
`세상에서 제일 이쁜 동생’때문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요한이예요. 세상 구경 넉달째인 이 집 막둥이죠. 이런, 요엘(5)이 형도 `동생 쟁탈전’에 합세 했네요.
요즘 나의 인기가 이렇답니다. TV 만화나 게임은 상대가 안될 정도죠.
누나와 형은 한참 이야기 보따리를 풉니다. 몽글몽글한 내 발가락까지 연신 물고 빨면서요. 그럴때면 나는 옹알이로 화답합니다.
형제의 유별난 동생 사랑에 아빠(김명진·38·포항시 북구 장성동), 엄마(이영경·35)는 흐뭇한 표정입니다. 사실 부모님이 더 하거든요.
나는 우리 가족이 `가슴으로 낳은 막내’입니다. 올 2월 대전의 한 미혼모 센터에서 태어 난 나는 지난달 이곳으로 입양됐습니다.
처음 가족과 만난 날, 천사같은 얼굴들이 연신 나를 보고 방끗 웃었죠.
포항 장성교회 부목사인 아빠는 요즘 동네 방네 자식 자랑입니다. 엄마는 “요한이 때문에 집이 그득해졌다”며 내 등을 토닥이시죠.
부모님은 2년전 입양을 결심하셨대요. 그런데 “만연한 불안감과 완벽히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많이 갈등했대요.
하지만 결국, “사랑에 조건은 없다”며 나를 받아주셨죠.
오히려 “막내로 인해 마르지 않는 가족 사랑의 샘물을 발견했다”고 기뻐하세요.
이웃들이 나에게 “좋은 부모 만나 복 받았다”며 혀를 찰 때 속상하신 것 빼구요.
함~ 어느새 잘 시간이군요. 온 가족이 제 머리맡에 모였네요.
그리고 손 맞 잡고 기도합니다. “하늘이 준 선물로 행복한 가족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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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외 입양은 3231건. 10명 중 6명은 해외로 떠난다. 공개입양 비율은 아직 40%를 넘지 못한다.
5월 가정의 달. 본지는 건강 가족 대표, 여섯 가정을 만나봤다.
삶의 방식은 달라도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행복은 먼데 있지도, 애써 찾을 수도 없다”는 것.
`즐거운 우리집’은 `사랑하는 내 집’이다. 우리 마음의 파랑새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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