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사물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사람에게 핀잔을 줄 때 쓰는 말이 있다. “눈은 있어도 망울이 없군 그래.” ‘고전 - 박씨전’에 이 말이 나온다. “용골대 아무리 용맹한들 박 부인의 도술을 어찌 당하리요. 수족을 놀리지 못하고 혼비 백산하여 이에 애걸하여 가로되 소장이 눈이 있어도 망울이 없어 존위를 범하와 죽을 죄를 범하였사오니 측은히 여기사 잔명을 사로시면 이 길로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나이다.”
우리 언어생활에서 ‘눈’만큼 활용도가 높은 말도 드물 것 같다.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당장 그 중요성이 한 눈에 드러난다. ‘까막눈이’를 ‘눈뜬 장님’이라고 하는 것이 그 한 가지 사례다. 글자를 못읽는 사람만 이렇게 부르는 게 아니다. 눈을 뜨고도 사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도 ‘눈뜬 장님’이다. 눈 내리는 날엔 말장난도 한다. ‘눈에 물이 흐르니 눈(眼)물이냐,눈(雪)물이냐.’
이 전망경이 열흘 가까이 ‘먹통’이었다고 한다. 이름은 ‘천리안’인데 천리커녕 손바닥 안의 손금도 볼 수가 없었다. 포항시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엊그제에야 겨우 알고 수리할 생각을 한다나 보다. ‘천리안’은 지난해 여름에도 2주동안이나 먹통노릇을 했다고 한다. 고장이 연례행사인 셈이다. 걸핏하면 고장 잘 나는 시설이 영일대 해수욕장엔 또 하나 있다. ‘고사분수’다. 이 시설물은 하자보수 기간도 끝난지 오래여서 고장만 났다하면 혈세가 들어간다. 그러고서라도 잘 고쳐지기나 하면 다행이련만 그렇지도 못하니 탈이다. 내년에도 두 애물단지가 또 속을 썩일까봐 지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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