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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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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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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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작년 여름의 일이었다. 수난구조 신고를 받고 도착한 현장에는 40대 여성이 강 한 가운데서 허우적대고 있었고, 순간 나는 자동반사처럼 강으로 몸을 던졌고 그 여성을 극적으로 구해냈던 기억이 난다. 각종 미디어나 영화속에서 소방관은 언제나 두려움이 없으며,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불구덩이를 헤치고 위기의 사람들을 가뿐하게 구해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렇게 우리사회는 슈퍼히어로로서의 소방관을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속 이야기는 영화속 이미지와 조금은 다르다.
 우리는 국민들의 기대와 시선에 때로는 압박과 부담감을 느끼고, 온몸을 휘감는 열기와 화염속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고된 현장 활동에 체력적 한계를 느끼는 평범한 인간이다.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소방관이라는 사명감과 수많은 사건, 사고를 겪어낸 현장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상실감이 얼마나 큰가를 잘 알고 있기에 소방관들은 두려움을 이기고 사선을 넘나든다.

 어쩌면, 이러한 목숨 건 희생을 제복 입은 직업인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것 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소방관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자, 아버지이라는 시선으로,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한마디를 전해 주었으면 한다.
 그것은 소방관으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나는 굳이 소방관은 슈퍼히어로라는 믿음을 깨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조직이 아니던가. 비록 영화 속의 슈퍼히어로는 될 수 없겠지만, 도움이 필요한국민들의 부름에 언제든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소박한 영웅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소방관이라는 멋진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다.

  송영진(칠곡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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