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사당’짓을 하는 남자가 ‘남(男)사당’이다. 사전을 보면 ‘농어촌을 돌아다니며 풍물, 버나(대접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춤), 덜미(꼭두각시놀음) 따위를 제공하며 구입장생을 하던 유랑 연예인’이라고 풀이돼 있다. ‘광대’는 얼굴의 낮은말이지만 또다른 뜻이 더 알려져 있다. ‘인형극, 가면극, 판소리를 업으로 삼거나 줄타기, 땅재주 따위 곡예를 놀리는 사람’이다.
이들은 남다른 재주를 지녔지만 존귀한 대접을 받는 사회계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의 신산한 삶을 그린 글 한 대목을 옮겨본다. “일수(日數)가 좋으면 공청(空聽)에나 또는 주막집 기역자 판(板)을 끼고 잘 때도 있지만 인심 사나운 마을에서는 처마 끝에서 비를 피해야할 때도 있다. 누더기에 밥은 얻어먹어 걸식행각하다시피 해도 그들 광대는 꼭두각시놀음으로 관중을 웃기고 울리는 재미를 낙으로 산다. 그런 소박한 신명에 겨워 살다가 주색 아니면 아편에 곯아 ….” <예용해-인간문화재>
국토교통부가 새 이름을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결정했다. 줄여서 부르면 ‘광대고속도로’다. 애초부터 여론은 ‘달빛고속도로’로 모아졌다. 대구와 광주의 옛 이름 ‘달구벌’‘ 빛고을’에서 머릿글자를 딴 이름이다. 고속도로에 처음으로 정감 넘치는 이름이 나오나 싶었다. 이런 판에 불쑥 내민 것이 ‘광대고속도로’다. 여론을 못 들은 것도 아니련만 화석같은 머리에서 내놓을 카드라고는 그것밖에 없었나 보다. 하고 많은 이름 가운데 하필이면 ‘광대’라니? 이럴 바엔 숫제 88고속도로가 낫겠다. ‘도루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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