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7080
  • 김용언
아직도 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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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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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코 크고 눈 파란 미군이 운전하는  트럭이나 지프차가 나타나면 산골 동네 꼬마들은 신바람이 났다. 미군이 건네주는 초콜릿도 좋았지만 차량 꽁무니에서 내뿜는 연기 또한 인기품목이었다. 숨이 턱에 닿도록 차량을 따라 달리며 그 연기 속에 갇혀 있으려고 기를 썼다. 6·25전쟁통의 얘기다. 매연 냄새를 맡으려고 차량을 따라 달리다니 지금 같으면 어른들께 경을 칠 짓이었다.
 지금은 코흘리개들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시대다. 그러나 시쳇말로 70-80연대만 하더라도 시골에서는 유선 전화기조차 귀했다. 동네에 전화선이 가설되면 온 동네가 들썩거릴만큼 잔치 분위기가 되곤했다. 이 일이 지면에 실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시절 어느 동료 편집기자가 붙인 제목이다. ‘벽촌(僻村)에도 여보세요’.

 포항시 죽장면 상사리 마을에 ‘수요응답형 마을버스’가 지난달 27일 등장했다고 보도됐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70-80연대로 되돌아간 느낌마저 든다. 경북에서 첫손
 꼽는다는 포항에 아직도 이렇게 궁벽한 산골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어려운 사람도 많을 게다. 이 버스는 알아듣기 어려운 이름보다는 ‘희망버스’로 일컬어지는 모양이다. 요금은 100원이다. 7개 마을 주민 600여명의 ‘발’이 될 버스다.
 짐짓 놀란 체 했지만 포항에서 이런 벽촌을 찾기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임  박승호 시장 때도 산골 마을에 버스를 개통케 해줘 꽃다발과 박수를 받은 일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산간오지 마을이 포항에 얼마나 더 남아있느냐는 것일 게다. 게다가  산악지형을 생각할 때 경북엔 비슷한 처지의 마을들이 아직도 수두룩 할 것 같다. 한때 산골 택시가 기삿거리가 되더니 요즘은 형편이 어떤지 궁금하다. 자가용은 언감생심이다. 희망버스라도 들어오길 기다리는 궁벽한 산골부터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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