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20일 대구에서 있은 ‘진박(眞朴) 6인’회동이라는 이상한 모임의 사진이 각 언론매체에 실렸다. 이른바 ‘진박’으로 불리는 중남구 곽상도, 동갑 정종섭, 동을 이재만, 서구 윤두현, 달성군 추경호 예비후보와 북갑 출마 예정인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대구 남구 한 음식점에서 만난 사진이다.
이들은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입었다. 박근혜 정부의 민생정치 실현에 지역 현역 의원들의 헌신이 부족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한다. 조만간 대구 발전을 위한 실천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말하자면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내세워 현역의원들을 비판하는 선거연대를 구축한 것이다.
‘진박 6인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6인이 출마를 선언한 지역 출신 현역의원들은 6인 회동을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6인 회동 장소인 중남구 출신 김희국 의원은 도전자인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 “민정수석으로 일한 분이 달성에서 출마한다고 큰 소리 쳐놓고 달성군에서 쫓겨 중남구에 출마했는데 중·남구 구민을 속여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서청원 최고위원 최측근과 통화해보니 6명 중 정종섭, 추경호 후보만 진박이라고 했고 나머지 4명은 진박 후보가 아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진박 6인 회동’ 모습이 보도되자 역풍(逆風)이 불기 시작했다. 자력으로 지지도를 높이기 어려워지자 박 대통령을 파는 ‘노이즈 마케팅’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특히 6인 회동에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비난받은 유승민 의원의 대항마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함께한 것과 관련해 “너무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러자 6인 회동의 대표격인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은 25일 “6인 회동은 언론에서 얘기하는 진박 모임과 다르다”며 “박심을 이용한 적이 없고, 박근혜 마케팅은 맞지 않을 뿐더러 대통령도 원치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정부 성공은 대한민국의 성공이므로 앞으로 그렇게할 것”이라는 주장은 빼지 않았다.
대구의 ‘진박 마케팅’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정면 공격했다. 김 대표가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인선한 것과 관련, “최경환 전 원내대표 같은 사람들한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 아닌가”라고 김 대표를 비난한 것이다. 홍 의원은 앞서 ‘반기문 대망론’을 설파하며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주장한 전력도 있다.
또다른 ‘친박’인 윤상현 의원 역시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주장해 김 대표와 불편한 관계다. 결국 ‘친박’이 청와대 하명을 받아 박 대통령과 다소 껄끄러운 김 대표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문화일보는 26일 청와대가 김 대표를 향해 강성 발언을 이어가는 ‘친박’ 의원들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일부 의원에겐 “자중자애하라”는 구두경고까지 직접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친박 의원 발언 하나하나가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발언을 극히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다면 소속의원들은 모두 ‘진박’ ‘친박’이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친박’ ‘진박’이 설치고, 그 뒤에 ‘반박’ ‘비박’이 웅성댄다면 그건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박 대통령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진박’이건 ‘친박’이건 ‘박근혜 마케팅’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후보들에게는 더 엄중한 경고가 내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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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그렇게 안해도 대구시민은 진박인지 아닌지 알고있습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대구시민이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