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위원장 이철희)가 26일 “우리 당(더민주)에서 있던 나쁜 문화와 고질적 병폐가 국민에게 심각한 불신과 실망을 안겨드렸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동시에 막말, 보좌진 월급 갈취, 책 강매 등을 거부하는 ‘10계명’을 발표했다. 이른바 ‘기존의 정당(Old Party)’에 대비되는 ‘뉴파티 거부 10계명’이다.
10계명은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막말 금지 ▲‘조강특위’‘(조직강화특위),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 등 정치방언(정치권에서만 사용하고 알아듣는 용어나 말투) 거부 ▲보좌진의 월급 갈취나 편법 사용, 책 강매 등 정치갑질 거부 ▲선거 때만 얼굴 비추는 속물정치 거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만 소통하는 태도 거부 ▲인사청탁 거부 ▲파당의 볼썽사나운 싸움 거부 ▲무조건적인 반대 거부 ▲패권정치 거부 ▲진영논리 거부 등이다.
더민주 뉴파티위원회는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 등의 무더기 탈당 이후 당을 보강한다며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들로 만든 조직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수혁 전 독일대사,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이 멤버다. 정치에 때묻지 않은 신인들의 시각으로 더민주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핵심을 찍어낸 것이다. 100% 옳은 지적이고 반성이다.
그러나 더민주에 입당한 정치신인들이라면 ‘뉴파티 거부 10계명’이라는 정치적 접근에 앞서 해야할 일들이 있다. 그건 더민주가 진영논리에 갇혀 반대를 일삼는 경제관련법안과 노동개혁법안, 그리고 테러방지법 등에 관한 입장이다. 당장 더민주가 29일 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북한인권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을 국회의원선거구 조정과 연계시켜 합의를 파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면 ‘뉴파티 선언’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더민주는 아들이 다니는 로스쿨에 압력을 행사한 신기남, 의원사무실에서 책을 판매한 노영민 두 의원을 중징계함으로써 4월 총선출마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신·노 의원 중징계와 관련해 “안타깝다. 앞으로 또 재심 절차가 있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재심’을 통해 구제할 수 있다는 뉘앙스다. 이게 무슨 ‘뉴파티’인가?
더구나 더민주 뉴파티위원회가 ‘10계명’에 포함시킨 보좌진 월급 갈취나 편법 사용금지와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막말 금지에 해당되는 의원들이 당의 중책을 맡아 활동 중이다. 2012년 6월부터 10월까지 비서관 월급에서 월 100만원씩 모두 500만원을 상납 받아 의원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목희 정책위의장, 온갖 험담·악담으로 ‘막말대포’ 소리를 듣는 정청래 최고위원이다.
정 최고위원은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공갈 사퇴’ 막말을 했다가 당직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으나 재심에서 6개월로 감경됐고 사면 조치로 4개월 만에 최고위에 복귀했다. 이 정책위의장 사건은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민주 뉴파티위원회는 거창하게 ‘뉴파티’를 선언하기 앞서 이 같은 문제점부터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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