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여사' 라미란 "노래자랑 장면, 웃기지 않고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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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여사' 라미란 "노래자랑 장면, 웃기지 않고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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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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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에서 강하지만 약한 엄마… "0회 보곤 '망했구나'하기도"

tvN '응답하라 1988'이 다른 드라마와 달랐던 건 가족이 배경으로 물러나 앉지 않고 가족 구성원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살아있다는 점이었다.

그중에서도 쌍문동의 '치타여사' 라미란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봉황당 골목의 맏언니이자 남편을 휘어잡는 여장부, 병약한 아들 앞에서는 강인한 체하면서도 뒤돌아서서는 안타까움과 두려움에 눈물짓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그렸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라미란은 "제가 언제 이렇게 기자 분들을 호텔에 모시고 간담회를 하겠냐"며 들뜬 모습이었다.

"동네에서 세수도 안 하고 돌아다니는데 뒤에서 '정봉이 엄마' '치타 아줌마'라고 부르면 저도 모르게 돌아보게 된다"며 너스레를 떤 라미란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회를 거듭하면서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면서 제 인생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감독님도 처음부터 이번엔 잘 안될 수도 있다고 엄살을 엄청 부리시기도 했고 사실 ('응답하라 1988'의 소개를 담은) 0회를 보고 '망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불안감으로 시작했지만 '응답하라 1988'은 케이블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인 19.6%를 기록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응답하라 1988'에서 그가 가장 돋보인 장면은 반주 테이프가 바뀌는 바람에 입반주에 맞춰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부분이다.

함께 출연했던 많은 배우가 "배꼽을 잡았다"며 최고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라미란은 "그 장면이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5년만에 다시 기회가 왔으니 (극중에서 라미란은 이일화, 김선영과 함께 5년 전 '전국노래자랑'에 도전했다가 긴장을 풀려고 마신 술 때문에 예선장에 들어가지도 못한 사연이 있다) 얼마나 절실했겠어요. 사실 대본에 입으로 반주한다는 내용이 있는 걸 보고 어떻게 연기할까 가슴이 덜컥 내려앉긴 했어요. 하지만 입으로라도 반주하면서 보여주고 싶을 만큼 미란에겐 그 무대가 절실했던 거죠."

그는 촬영을 하면서는 그저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장면이 방송에서는 감동을 주거나, 슬프다고 생각했던 장면이 재밌게 표현되는 것을 보면서 대본과 연출의 힘을 느꼈다고도 했다.

극중 호피 무늬 옷을 즐겨 입어 '치타 여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라미란은 "요즘 그런 무늬의 옷이 별로 없어서 의상팀이 재래시장 다니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면서 "그런데도 옷이 별로 없어서 한겨울에 얇은 '아이스천' 옷을 입고 찍기도 했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내공을 쌓은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충무로에 데뷔한 뒤 2013년 SBS TV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에서 활약했고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2∼14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곱게 늘어뜨린 긴 머리에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라미란에게서는 이전 작품의 강한 여성의 모습도, "밥 먹어! 밥 먹으라고!"라고 소리 지르던 '치타 여사'의 모습도 아닌 원숙한 여자의 향기가 났다. 말투도 조근조근했다.

극중 라미란과 실제 라미란은 얼마나 닮았을까.

그는 "극중에서와 같이 제가 잘 안 웃는다. 누가 웃겨도 '아니야 조금 더 해. 더 웃겨봐'하는 심정으로 안 웃어준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저의 성격을 많이 반영해주신 편"이라면서도 "드라마에서는 동네 사람들한테 막 퍼주는데 실제로는 아직 제가 (돈이) 많이 없어서 퍼주지는 못하고 말투도 조근조근 한 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4년 영화 '국제시장', 지난해 영화 '히말라야' '대호'에 출연하는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너무 도드라지지 않는 게 목표였는데 연말에 봇물 터지듯 영화가 개봉하고 히트하는 바람에 실패했다"며 슬며시 웃었다.

"제 목표는 '가늘고 길게'예요. 이제는 좀 쉴 때가 아니냐는 글도 봤지만, 작품을 계속해야만 제가 배우로서 살 수가 있는 것 같아요. 올해는 (작품을) 많이 안하는 것처럼 숨어서 잘할게요.(웃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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