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포항시가 추진 중인 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해 개편 대상 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민간단체들이 반대를 표명하며 반발하고 있다. 출산보육과를 여성가족과에 통폐합하려 하자 포항어린이집연합회가 ‘어린이집을 지원·관리하는 출산보육과를 폐지하고 업무를 여성가족과와 구청으로 이관하는 것은 행정 전문성을 저해하고 일관된 보육정책 추진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체육지원과가 새마을민원과에 통합되는 것을 두고 포항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들도 ‘체육과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는 새마을민원과와의 통폐합은 포항체육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한다는 것이다. 식품위생과에 흡수 통합되는 환경관리과 관련단체인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철강공업도시인 포항이 환경오염에 노출돼 있는 상황에서 미세먼지 방지 대책 등을 수립하는 등 중요성이 높은 환경관리과의 통폐합은 절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단체들이 시청조직 개편에 대해 반발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받는 느낌은 솔직히 누군가 이들의 반발을 슬쩍 부추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있던 조직이 폐지되거나 규모가 축소되어 다른 조직에 통폐합되려 할 때 그 해당 조직원들이 반발하는 건 통상적인 일이다. 조직이 줄어들면 승진 기회도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무원 자신들은 노골적으로 반대를 표명하지 못하고 관계되는 민간단체들을 은근히 부추긴 사례가 과거 곳곳에서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이번 포항시와 그 주변 단체들의 반대는 그런 행태의 단면이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행정업무의 기능과 중요성 및 행정력 투입의 우선순위는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행정조직의 개편은 이런 추세에 따라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때때로 이뤄지게 마련이다. 또 당연히 그래야 된다. 그렇다고 기존 업무 자체를 하루아침에 없애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포항시의 행정조직 개편은 관련 민간단체의 반대목소리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기구 및 인력재배치를 통해 행정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당초의 의지가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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