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비리 백화점’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 김정주 회장의 돈을 자기 돈처럼 물 쓰듯 했다. 넥슨 김 회장은 2005년 진 검사장에게 자기 돈 4억2500만원을 빌려줘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사게 했다. 그 비상장 주식이 바로 진 검사장에게 130여억원의 ‘대박’을 안긴 ‘종잣돈’이다.
진 검사장은 빌린 돈 4억2500만원을 김 대표에게 갚았다. 그러나 진 검사장은 곧바로 김 대표로부터 그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4억2500만원이 ‘뇌물’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동시에 그 뇌물로 벌어들인 130여억원은 범죄로 인한 부당한 수익이 됐다. 도대체 김 대표는 왜 진 검사장에게 4억2500만원을 빌려줘 갚도록 하고 다시 그 돈을 돌려줘 진 검사장을 ‘벼락부자’로 만들었을까?
김 대표는 진 검사장에게 4억2500만원을 빌려줬을 때 진 검사장뿐만 아니라 김상헌 LG그룹 법무팀 부사장(현 네이버 대표), 박성준 NXC 감사에게도 같은 규모의 돈을 빌려줬다. 진 검사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 돈을 갚았다. 김 대표는 이들에게는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뭔가 진 검사장에게 약점을 잡혔거나 현직 검사인 진 검사장에게 빌붙을 일이 있지 않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문제는 넥슨 김 회장이 진 검사장을 ‘벼락부자’로 만들어 준 이유다. 주식을 공짜로 주고 승용차도 보내고, 가족들의 해외여행 경비까지 부담한 배경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친구’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대표와 넥슨이 등장하는 검찰·경찰 사건은 30여건이다. ‘바다이야기’ 게임 수사, 넥슨과 엔도어즈 주식 액면병합, ‘메이플스토리’ 게임 이용자 정보 유출 등 3~4건이 의혹의 중심이다. 2006년 그 악명 높던 바다이야기 수사 때 넥슨은 이 회사에 수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수사를 받지 않았다.
넥슨은 이 밖에도 소액 주주들로부터 고소 고발을 여러 건 당했다. 수차례 검·경 수사대상으로 지목된 넥슨과 김 회장은 이를 모면하기 위해 ‘진경준’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이제는 넥슨과 김정주 대표를 철저히 수사해야 할 때다. 또 다른 진경준이 나오지 않도록 넥슨-김정주를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 ‘스폰서 검사’가 검찰에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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