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미술관, 김수강·임양환 등 12명 작가 110점 전시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경북대미술관은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의 의미를 재평가해 볼 수 있는 사진전 ‘롱 라이프/포토展’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이 거쳐 온 역사적 과정에서 사진매체의 아카이브적 분류를 통해 작품들을 소개한다.
또 오늘날 다양화되고 확장돼 나가는 디지털 매체들 안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존재하는 아날로그 사진의 의미와 그것들을 다루는 사람들의 작업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한다. 사진은 하나의 메시지로 역사나 문화 속에서 스스로 의사소통 기능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왔다.
사진은 카메라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의 감각들 사이에 놓여 있는 어떠한 행위와 물질들을 새롭게 감각하게 하며, 이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감각은 주체가 다루는 매체의 담는 방식에 따라 달라져 왔다.
사진은 카메라와 프린트방법의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보편성과 함께 대중성을 획득하게 됐다.
디지털방식은 현재 가장 일반화된 사진의 방식 중 하나이다. 지금 우리에게 일상화된 디지털은 물질적 매질을 동원하지 않는 센스웨어 중의 하나이고 바로 거기에 아날로그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반대로 아날로그는 그 매질자체에 본질이 내재한다.
이러한 매질 그 자체 즉 실체적인 물질성과 끊임없이 대화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오늘날 다양화되고 확장돼 나가는 디지털 매체들 속에서의 아날로그의 의미를 우리의 감각을 통해 다시금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생각들의 연장선상에는 그것들을 다루는 사람들의 작업에 대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김수강, 임양환, 하형선, 이기본, 이주용, 민병헌, 한상권 황인모, 박명래, 박진우, 서민규, 김창현 등 12명의 작가들이 110점을 선보인다. 이들의 작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경계를 넘나들며 철학적 세계를 노래한다.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김수강, 서민규, 김창현, 민병헌 작가의 작품이 있다. 먼저 김수강 작가는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완성되는 과정, 하찮은 존재를 쓰다듬는 과정을 ‘작업’이라 정의하고 작품 속 자신의 세계를 담아낸다.
서민규 작가는 고향인 대구의 일상적이고 특징 없는 풍경, 건축물, 빠르게 변해가는 주변 등 평범한 대상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으로 기록한다.
김창현 작가는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초월적인 영역인 자연을 기록한다.
김 작가는 “인간의 가시적 시야 너머에 존재하는 자연의 영역을 기록한다는 것은 렌즈가 빚어내는 미묘한 형상을 창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한 장의 유리판위에 고정된 모든 유기적 흔적이 가지는 이미지는 ‘자연의 시간’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헌 작가는 극단적으로 밝은 톤으로 연회색의 농담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반대로 진한 회색 혹은 갈색 톤으로 일관함으로써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촉각성을 자아내는 미묘한 계조의 프린트를 선보인다.
경북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이 거쳐 온 역사적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사진의 변화를 예상해보고 사진예술이 가진 철학적 미학을 엿볼 수 있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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