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사랑인가, 금지된 일탈인가
  • 경북도민일보
엇갈린 사랑인가, 금지된 일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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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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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내가, 혹은 남편이 있는 당신에게 잊고 지내던 사랑의 감정이 찾아온다면…” 이번주 개봉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와 추천비디오 `클로저’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 네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무모한 사랑의 유혹과 권태, 그리고 일상화된 배신을 적나라하게 폭로해 변해가는 사회의 가치관을 그린다.
 
 
 
     
 
   
 
 
<새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두 기혼커플의 `결코 가벼울 수 없는 크로스 스캔들’
엄정화·한채영·이동건·박용우 주연
 
 
 어쭙잖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보다 백배 낫다. 세계적인 스타를 앞세워 빤한 공식으로 사랑을 재잘대는 그런 영화보다 훨씬 가치 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감독 정윤수, 제작 씨네2000)는 밋밋한 결혼생활에 지친 기혼남녀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을 다뤘다. 영화는 내용상 파격적이다. 새로운 사랑의 상대자가 두 부부인 것. 즉 자칫하면 `스와핑’으로 생각될 만하지만 그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한쪽 커플은 육체관계를 맺지 않는다.
 엄정화(서유나)-박용우(정민재) 커플과 한채영(한소여)-이동건(박영준) 커플 중 박용우-한채영은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이지만, 엄정화-이동건은 육체관계 직전에 이성(?)을 찾는다.
 `지금 사랑하는…’는 한마디로 `결혼하면 사랑할 수 없나’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다.
 연애 4년, 결혼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까닭에 여전히 사이는 좋지만 심장이 뛰는 단계를 지나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유나-민재 커플과 집안의 소개로 결혼해 별다른 감정이 없는 상류층의 소여-영준 커플이 어긋매끼로 상대를 만나 심장이 뛰지만 현실적으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딪힌다. 물론 각자 자신의 새로운 파트너가 부부 사이인 줄 모른다.
 한쪽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집안을 먹여살려야 하는 평범한 가정이며, 한쪽은 능력과 부, 사회적 지위를 모두 갖고 있는 커플이다. 이 때문에 영화는 주로 호화로운 장소를 배경으로 해 화려하기 그지없다. 현실감이 부분적으로 반감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네 명의 캐릭터가 생동감이 있다. 맛깔스러운 대사가 감칠 맛을 전해주는 한편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치부할 수 없는 깊이를 전해준다.
 냉소적인 상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고 믿는 유나.
 아내에게 살가운 남편이었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에 흔들리는 민재. 세속적 시각으로 보면 모든 걸 다 갖췄으나 사랑만 갖지 못했다가 당당하지만 여린 유나에게 마음을 빼앗긴 영준.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남편과 지내다 불꽃 튀는 감정을 만나게 된 소여.
 현실적인 상황과 대사로 이들의 `운명’을 펼쳐나가는 한편 사랑이라는 것을 통해 새삼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기혼들의 고민을 풀어냈다.
 네 배우 역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 점이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영화의 중심을 끌고 가는 엄정화는 당당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캐릭터에 안성맞춤이다. `미스터 로빈꼬시기’에서 다소 `오버’하는 연기를 보여줬던 엄정화는 이 영화에서 자신의 장기를 또 한번 유감없이 발휘한다.
 박용우의 일상성의 연기는 물이 오른 듯하다. 강렬한 캐릭터도 잘 소화해내지만 그의 장기는 아직까지 `달콤, 살벌한 연인’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보여준 생활 속의 인물에서 더 드러난다. 이번 영화에서는 푸근한 모습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다가온 사랑에 고민하는 30대 남성의 고민을 담아낸다.
 이동건은 `파리의 연인’에서의 `수혁’보다 좀 더 나이 든 남자가 돼 있다. 푸석푸석한 듯하지만 고급스럽고 댄디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엄정화가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줬다면 한채영은 눈에 띄는 의욕으로 주목받는다. 자신을 둘러싼 껍데기를 완전히 부수지는 못했지만 베드신에서 보여준 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지금까지 나온 어느 작품보다 여성스럽게 자신의 매력을 뿜어낸다.
 주로 VIP 고객의 패션 컨설팅을 하는 유나와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성격의 호텔리어 민재 부부는 친구의 바 오픈을 축하하러 간 자리에서 친구 후배 부부를 만난다.
 재벌가의 아들인 데다 본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대인관계는 원만치 않은 영준과 역시 부잣집 딸로 조명숍을 운영하는 소여 부부. 겉으론 화려하지만 경제적으로 팍팍한 삶을 사는 유나는 영준 부부를 부러워한다.
 홍콩 출장에서 만난 민재와 소여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둘 만의 비밀을 갖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영준의 패션 컨설팅을 맡게 된 유나는 차가운 영준의 태도에 화가 나 대차게 쏘아붙이고, 영준은 오히려 그런 유나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민재와 소여의 위험한 관계가 지속되는 한편 유나와 영준의 감정도 점점 더 미묘해진다. 유나에게 빠져드는 영준은 민재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상대가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모른 채.
 모처럼 만나는 성인을 위한 영화. 영화의 가벼운 웃음은 민재와 유나의 친구로 등장하는 최재원이 확실하게 책임진다.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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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비디오> 클로저
 
첫눈에 반한 사랑과 숨겨진 유혹 사이
 
 
 2005년작 `클로저(closer)’는 남녀간 사랑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읽을 수 있는 멜로 영화다. `첫눈에 반한 사랑, 숨겨진 유혹’을 모티브로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남녀간의 애정과 진실성에 관한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했다.
 런던의 도심 한복판, 출근길의 댄(주드 로)은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지만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인 잘생긴 낭만 청년. 인파 속에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여성을 발견하고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서로를 응시하며 횡단보도에 마주선 그들, 그러나 그녀는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지고 얼떨결에 보호자가 된 댄, `첫눈에 반한 사랑’의 운명을 예감한다.
 그녀는 뉴욕 출신의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 댄은 그녀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한다.
 그러나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 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첫눈에 반하고 만다. 또 한번 강렬한 느낌에 이끌린 댄은 그 때부터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양다리’가 시작된다.
 안나는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했지만 댄의 적극적인 공세에 흔들리고, 사진을 찍어주면서 비밀리에 사랑을 나눈다. 이들의 사랑에 앨리스와 안나의 남편 래리는 불안하다.
 영화는 이 네 명 사이에 일어나는 무모한 사랑의 유혹과 권태, 그리고 일상화된 배신을 적나라하게 폭로해 나간다.
 이 영화의 또다른 볼꺼리는 초호화 출연진. 세계적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사진작가 안나 역을 맡았고, `월드 오브 투모로우’ `알피’의 쥬드 로우가 매력적인 작가 댄을, `킹 아더’에서 아더 왕을 연기했던 클라이브 오웬이 안나의 의사 남편 래리 역을 연기했다.
 나탈리 포트만이 스트리퍼 출신의 앨리스 역을 맡아 과감한 스트립 댄서로 파격적인 노출연기를 펼친다. 4명의 배우 가운데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매력으로 가장 눈길을 끈다.
 영화는 음악에서도 한 몫 한다. 특히 반복되는 `I can’t take my eyes off you’(나는 네게 눈을 뗄 수가 없어)라는 노래는 장면마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한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8세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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