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알밴’ 굴비를 사들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방문해 지원을 요청했다. 정 후보는 DJ 앞에서 “평생 일궈주시고 1997년 민주정부 시대를 열어주셨는데 3기 민주정부를 꼭 만들어 보람을 드리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DJ는 어김없이`범여권후보 단일화’를 재촉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방법까지 코치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고질은 여전했다. 첫마디가 “국민 뜻대로 대연합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연합은 후보단일화다. 방금 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에게는 “후보단일화 대상중 하나”라는 모욕으로 들릴 수 있다. `국민 뜻’이라는 말도 듣기 그렇다. 후보단일화를 하건 말건 대다수 국민들은 관심 없다. 일부 지역과 정파만 목을 맬 뿐이다. `
그는 ”예비경선과 본 경선에 참여한 사람 중 경선에 불복하거나 당을 뛰쳐나간 사람이 없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사분오열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자세야 말로 50년 민주세력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 자세였다“고 신당 경선을 찬양했다. 그러나 신당 경선은 누더기 경선이었음을 국민들은 다 안다. `트럭 떼기’`리어카 떼기’`박스 떼기’`폰 떼기’가 난무한`떼기 경선’이라는 개탄은 DJ 후계자를 자처한 이해찬 후보로부터 나왔다. DJ 눈에 2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은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이 모습이 그가 목숨 걸고 밀어붙인 범여권 통합신당의 얼굴이다.
정 후보는 DJ에게 협력을 간청한 것도 모자라 박지원 비서실장에게 선대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 씨는 각종 비리로 처벌받아 아직 복권이 되지 않은 처지다. 아무리 DJ 음덕도 좋고 호남표도 중요하지만 복권도 되지 않은 인물에게 선거를 맡아달라고 한 것은 지나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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