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자영업자 다 죽는다
  • 이예진기자
장기 불황에 자영업자 다 죽는다
  • 이예진기자
  • 승인 2019.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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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주52시간제
여파로 자영업자 상황 심각
2분기 단독 자영업 소득 급감
지난해 동기보다 12.5% 줄어
全 자영업 소득도 10년來 최악
1~7월 폐업상담도 2.5배 급증
경기도 수원 시내의 한 편의점. 뉴스1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에서 16.5㎡(약 5평) 크기의 의류점을 운영하는 주모(여·51·북구 양덕동)씨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고, 한 달에 1~2번 쉬면서 일하고 있지만 관리비 및 임차료와 세금 등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월 40만~50만원 남짓이다. 주씨는 “이곳에서 10년 넘게 장사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힘든 건 처음”이라며 “지난해부터 거짓말처럼 매출이 크게 줄더니 올들어서는 아예 뚝 떨어져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포항시 남구 이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모(여·47·남구 대이동)씨는 요즘 식당문을 닫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올들어 손님이 급격히 줄어 그동안 함께 일하던 여종업원도 내보내고 주방 아줌마와 둘이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벌이가 시원찮아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다. 비록 돈을 까먹고 있지만 그래도 선뜻 식당 문을 닫지 못하고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3~4개월 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제 등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으로 내수가 얼어붙은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혼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올해 2분기에 지난 10년 새 최악의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의 최근 가계 동향 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직원을 두지 않고 사업주가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는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28만677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만5379원(-12.5%)이나 줄었다. 자영업자 소득을 직원 유무(有無)에 따라 구분해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큰 감소 폭(2분기 기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단독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줄어든 해는 2017년밖에 없는데 당시에도 감소 폭은 8224원(-0.3%)에 그쳤다. 단독 자영업자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원인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직원을 줄이는 식으로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지만, 단독 자영업자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직원을 둔 고용주를 포함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올해 2분기 사업소득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4.7%)했다. 시장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폐업 상담·컨설팅 업체 ‘폐업119’에 따르면 올해 1~7월 상담 건수는 90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62건)의 2.5배에 달한다.

추경호 의원은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는 청와대의 잘못된 경제 인식이 당장 바뀌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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