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겁나 누가 교사 하겠나”
  • 이예진기자
“학생들 겁나 누가 교사 하겠나”
  • 이예진기자
  • 승인 20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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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 험담·욕설·성희롱 등 교권침해 심각
포항 장성고, 교육활동 전 안내문 배부로 예방 노력
“학생인권 필요한 만큼 교원 교육활동도 인정받아야”
“교사되려고 어렵게 사범대에 들어갔는데 애들을 보니 교사될 자신이 없어져 그만 뒀습니다”

경북지역 A사범대 졸업생 B씨는 재학 중 나간 교생실습에서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예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생 1학년이었지만 나이 많은 교사에게 “노인정에서 커피나 타지”라는 말을 서슴치 않을 정도였다. 또 여교사인 B씨를 불러 음란한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B씨에 따르면 일반 사교육 현장에서는 더욱 심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을 훈계하면 “저희가 내는 학원비로 월급받으시는 거니까 저희가 갑 아니에요?”와 같은 말을 학생들에게 듣곤 했다. 또 학부모에게서 곧장 연락이 와 학생들을 훈계할 엄두가 안난다고 한탄했다.

B씨는 “교육 현장은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성이나 다른 부분들까지 계도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돼 교사와 대면하는 상황이 없어지자 SNS 등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욕설 또는 험담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포항 장성고등학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원의 교육활동을 사전에 보호하기 위한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기도 했다.

가정통신문에는 “교사들이 안심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원격수업 시 발생할 수 있는 교육활동 침해 유형을 몇 가지 안내한다”며 배포 취지가 설명돼 있었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등교하지 않고 있는 이번 1학기에는 교육활동 침해 신고가 한건도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한 학기에 15건 내외로 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피해를 받은 교사는 치유 상담을 받고 학생은 선도위원회에 넘겨졌다.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쉽지 않다.

B씨는 “학생인권조례같은 학생 인권을 위한 보장 제도는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교사들의 교육활동 자체를 인정하고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스승의 날을 맞은 만큼 그 의미를 되짚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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