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3단계 격상 저울질
  • 김무진기자·일부 뉴스1
정부-의료계 3단계 격상 저울질
  • 김무진기자·일부 뉴스1
  • 승인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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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단계 시행 불구
‘n차 감염’ 사례 우후죽순
의료계 “당장 격상” 목소리
“지금은 방역이 우선” 강조
정부, 필요성 인지하지만
대혼란 전망 결단 못 내려
사랑제일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진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진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에 3단계로 격상할 것인가.”

수도권을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n차 감염’사례가 쏟아지면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선 당장 3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3단계 격상 필요성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국의 모든 일상과 경제활동이 얼어붙는 만큼 선뜻 결단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내 유행상황이 3단계 격상 기준에도 부합하진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융통성을 발휘할 가능성은 열어둔 채 고심을 반복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상황을 ‘최대 고비’로 표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유행의 질이 과거보다 훨씬 나빠졌기 때문이다. 1차 대유행 시기였던 지난 2~3월의 경우 주요 감염 유행지가 대구 신천지교회 혹은 경북지역 요양시설 등으로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집단발병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로 퍼지고 있다. 역학조사보다 감염전파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으로, 이를 한 번에 제어하기 위해 거리두기 3단계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로 격상할 경우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짧고 굵게 확산세를 꺾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은 방역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주간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 비중은 16.9%에 달했다. 8월 초만 해도 6%대였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3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도심 집회 참석자 중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점도 큰 문제로 떠오른다. 방역 통제망에 들어온 누적 확진자만 지난 25일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915명, 도심 집회 관련 193명으로 집계되는 등 상당수가 연결고리 없이 전국에 분포돼 있다.

이에 따라 거리두기 2단계 보다 강력한 3단계 격상이 시급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이미 피부 상처로 고름이 뼈까지 파고들어 농양이 크게 형성된 상황에서 현재의 거리두기 2단계는 고름을 빼지 않고 항생제로만 버티는 꼴”이라며 “항생제는 내성만 생기고 결국 고름을 멈출 수 없다”고 3단계 상향의 필요성을 빗대 말했다.

특히 경제 살리기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시스템’ 지키기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사실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중환자 폭증에 따른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대구·경북 때도 정부의 방역과 의료계가 합심해서 경제가 살아났던 것이지 재난지원금 제공 등에 의했던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금이라도 빨리 3단계를 격상해서 의료시스템을 지키고 국민도 스스로 3단계 상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일단 이번 주 거리두기 2단계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차하면 3단계 조치를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동시에 준비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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