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손해보험 상품에 중복 가입해 혜택은 제대로 못 보고 보험료만 날리는 보험 가입자들의 피해가 사라질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는 내년 상반기 중 손해보험 상품의 중복 가입을 막기 위해 이미 가입한 보험 상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현재 실손형 손해보험 상품은 미리 정해진 보험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정액형 생명보험 상품과 달리 여러 개를 가입해도 중복 보상을 받지 못한다.
예컨대 2개의 실손형 상품에 가입했을 경우 치료비로 200만원이 나왔다면 한 보험사에서 200만원씩 총 4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두 회사가 100만원씩 나눠 200만원만 지급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보험료만 이중으로 부담한 셈이지만 손보사들은 가입 때 이런 점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보험사들이 중복 가입을 방치하며 보험료만 챙긴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은 손보사들에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손보협회는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이 보유한 가입자와 상품 정보를 공유하고 보험 가입 전에 소비자들이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협회는 사전에 본인의 동의 절차를 거친 뒤 ▲협회 홈페이지(공인인증서 이용) ▲보험설계사 ▲보험 대리점 등 3개의 채널을 통해 확인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확인 대상은 실제 피해액 또는 비용만 지급하는 실손형 상해.질병 보험 상품의 의료비 부분으로 제한된다.
나머지 상품은 중복 가입 우려가 없는 데다 대상을 확대할 경우 지나친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손보사들의 가입자 정보는 공유되고 있었으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항이어서 본인 동의 없이 함부로 조회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동의를 얻거나 신청을 받아 조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또 보험설계사 등이 가입자에게 중복 가입 여부의 조회를 원하는지 묻고기존 가입 상품의 보장 금액이 얼마인지를 반드시 알리도록 `손해보험 상품 공시기준’도 개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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