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된 실험 결과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 몇 가지만 살펴보자.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에게 복숭아를 보여준 뒤 눈을 가리고 사과를 피부에 문지르면 금방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 이런 예도 있다. 최면에 잘 반응하는 여성 10명에게 최면을 걸어 자신의 오른팔에 화상을 입었으며 지금 매우 큰 통증을 겪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그러자 10명의 여성은 모두 고통을 호소했으며 1명은 실제 화상을 입은 것처럼 오른팔의 피부가 빨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항암치료나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후두암 환자에게 “암세포가 녹아내리고 있다”라는 상상을 지속하게 했다. 3년 후에 그 환자의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놀라운 결과가 발표되었다.
생화학자로 유명한 브루스 립튼은 마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현상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유전자까지 변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온화한 부모에게 온화한 성품을 지닌 자식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마음이 닫혀 있다면 신체 시스템도 닫히고, 마음이 열려 있다면 신체도 열려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커지며 삶이 건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마음은 삶의 방향과 질을 바꾸기도 하지만 창조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새집 장만에 대해 기대하고 기분이 들떠 있다면 언젠가는 그 집을 가지게 되지만, 반대로 ‘내 형편에 어떻게 그런 집을 가질 수 있겠어’라며 희망하지 않거나 회의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집은 영원히 가질 수 없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가령, 어떤 공부를 할 때 두꺼운 책을 보고 질려서 ‘나는 도저히 외울 수 없다’라고 생각해 버리면 아무리 공부해도 뇌는 그것을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음이 포기한 것은 신체도 포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 참 요지경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실제 평범한 사람의 성공 요인은 현실에 잘 적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하면 된다는 믿음과 매사에 긍정하는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음속에 새겨진 사고는 그것이 옳든 그르든 반드시 현실에 투영되어 결과나 체험, 사건으로 나타난다.
마인드 파워는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꾸었다. ‘마음 챙김’의 어머니로 불리는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으로 노화와 인간의 한계에 대한 충격적 반전을 제시했다. 랭어 교수는 70~80세인 8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단순한 심리실험을 했다. 실험 내용은 노인들에게 20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그 시절의 생활방식 그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집안이나 주변 생활환경도 20년 전과 똑같이 꾸며 놓았고, 집안일도 직접 하도록 했다. 노인들은 20년 전 분위기로 꾸며진 마을에서 자신의 20년 전 사진을 걸어놓고 그 당시 유행했던 음악, TV, 영화를 보며 생활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팡이에 의지해 걷고, 혼자서는 몸을 움직이는 게 버거워 항상 가족이나 간병인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그들이 자발적으로 음식을 나르고 식사 후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삼 일째가 되자 다른 사람의 일을 돕기도 했으며 대화의 양도 늘어났다. 실험이 끝난 후 수많은 측정을 했는데 노인들은 모두 청력, 시력, 기억력, 악력이 현저히 좋아졌고 체중도 평균 1.5kg이 늘어났다. 그것도 단 일주일 만에 말이다.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며, 모든 위대한 것의 지렛대이다. 마음이 머무는 자리에 그리움도 거기 있고, 마음이 떠나면 정情도 따라 떠난다. 마음이 죽으면 몸이 죽고, 마음이 길을 잃으면 인생도 길을 잃으며, 마음이 머물 곳 없으면 삶은 방황한다. 마음은 가슴속에 오롯이 살아 역동하는 삶의 주인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향상하여 삶의 질과 수준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이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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