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 경북도민일보
여성가족부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2.0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5일 오후 여성가족부의 업무보고를 30분 만에 끝냈다. 타 부처 업무보고가 보통 2시간 내외로 진행된 것과 비교해 보면 여가부의 현재 위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람 앞에 등불 처지인 셈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은 이번 만이 아니다. 2001년 김대중 정부에서 출범한 여가부는 20년 동안 3번의 부처명 변경과 통폐합 위기를 거쳤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따라 복지부에 통폐합될 뻔했다. 2008년 당시 여성계 반발로 인해 폐지는 겨우 면했지만 가족·보육정책을 다시 복지부로 이관시키며 명맥만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2010년에는 복지부의 청소년·가족 기능이 여가부로 이관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3.9 대선에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그 어느때보다 폐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년 만에 여성가족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가부를 폐지하려면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172석으로 국회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여가부 폐지에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여성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여가부 폐지가 당장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 여성민우회와 참여연대 등 643개 단체는 최근 성명을 내고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를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여성가족부가 폐지되지 않더라도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을 비롯한 인수위가 여가부 폐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계 등 일부에서는 성평등 정책 전담 독립부처를 중심으로 성평등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성 격차 수준은 2006년 92위였는데, 2015년에는 115위로 하락했다고 한다. 즉, 여성가족부가 존재했지만 대한민국의 남녀평등지수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여가부의 존재 이유가 상실된 것이다.

독립부처가 만병통치약이라면 장애인 인권을 위해 장애인부를 신설해야 한다. 청소년 정책을 위해서는 청소년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수백 개의 정부 부처를 만들어도 부족하게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공약대로 여가부를 폐지하고, 담당 업무는 각 부처로 나누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