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에 X선을 쬐어주면 표면장력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 현상이 일어나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포스텍 X선연구단장 제정호(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원병묵 박사팀은 30일 물리학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에서 X선을 물에 비추는 동안 물의 표면에 전하가 쌓여 표면장력이 변하는 현상을 실험과 이론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X선을 물에 쬐어도 물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물구조분석 연구에 X선을 사용해 왔으나 이 연구결과는 이와 달리 X선이 물의 표면장력 같은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물은 동식물의 구성물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생명현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물의 표면장력은 식물 모세관과 동물 모세혈관 등에서 물과 혈액의 이동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제 교수는 “물에 X선을 쪼이면 광전효과에 의해 물 분자에서 전자가 떨어져 나가면서 표면이 양전하로 대전 되고 이에 따라 물 분자 사이의 수소결합이 영향을 받아 표면장력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모세관 속에 있는 물방울에 X선을 한 시간 정도 쪼이면 표면장력이 약해지면서 물방울이 서서히 퍼져 약 1천분의 1㎜ 두께의 물막이 형성되고 이 물막이X선 조사를 멈춘 뒤에도 한 시간 정도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X선에 의한 표면장력 감소가 X선 조사 중단 후에도 상당기간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수한 물은 이런 물막이 형성돼도 1000분의 1초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X선과 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한것”이라며 “최근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우주방사선에 의한 지구대기의 구름 생성 가설을 검증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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