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놈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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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놈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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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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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경찰 강철중이 돌아왔다. 2002년 `공공의 적’ 1편과 2005년 2편 이후 시리즈의 3편에 해당하는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에서 강철중은 자기 이름을 제목으로 내걸고 들이대는 만큼 한층 더 강해지고 유들유들해졌다.
 
형사 강철중의 `공공의 적’ 세번째 이야기

 이번주 개봉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이 시리즈 중 완성도나 오락성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면 이는 각본을 쓴 장진의 덕분일 듯하다. 강철중은 한결 더 강해진 동시에 넉살이 좋아졌고, 단선적이기만 했던 적(敵)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갖췄다.
 개성이 강해진 캐릭터에 생명력을 주는 것은 두 주연 배우의 호연이다.
 2편의 검사에서 1편의 형사로 다시 옷을 갈아입은 설경구의 연기는 찰진 대사와 맞물려 한층 힘 있어졌다.
 어눌한 전라도 사투리로 잔인하면서도 매력적인 악당을 보여준 정재영은 단지 `악당스러움’만 보여준 전편의 악당들에 비해 한층 현실감있다.
 줄거리는 전편 들에 비해 두 캐릭터 중심으로 간단해졌다.
 강동서 강력3반의 강철중(설경구) 형사는 이제 경찰을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다. 죽도록 `나쁜 놈’들을 쫓아다녀봐도 전세금이 모자라 허덕이는 신세.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갔더니 신용등급 때문에 `대한민국 형사’에게 그깟 돈 5000만원 대출해줄 수 없단다.
 무단 결근도 해보고, 사표도 내봐도 구차한 형사 생활에 딱히 답은 없는 듯. 그러던 차에 그의 관내에 살인 사건이 잇따르고 강철중의 피를 들끓게 할 `공공의 적’이 등장한다.
 거성그룹의 회장인 이원술(정재영)은 그가 입을 열기 전에는 그저 멀쩡한 기업가로 보인다. 입을 열어도 자식과 부인에 대한 사랑이나 나름 건전한 국가관과 사회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회사는 일반 회사들과는 거리가 있다. 주요 업무라는 게 이권에 개입하거나 남들이 받지 못하는 돈을 대신 받아주는 것. 여기에 조직원으로 고등학교의 `주먹’들을 가입시켜놓고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키는 `못된 짓’까지 서슴지 않으니 사실 이름만 멀쩡할 뿐 조폭 집단과 다를 게 없다.
 사건의 발단은 강동서 관할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이 학교 `주먹 짱’이 칼에 찔린 채 발견된 것이다. 죽은 학생의 친구들을 만나 수사를 벌이던 강철중은 이들의 배후에 이원술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특유의 `깡다구’로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영화는 특유의 캐릭터와 전형(典型)을 갖추며 시리즈의 롱런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강철중의 캐릭터 주변에는 그를 잘 이해해주는 반장(강신일)이 있고 산수(이문식)와 용만(유해진) 등 한때 범죄에 몸담았던 익살스러운 조력자들이 있다. 캐릭터만 봐도 반가운 인물들이 제대로 포진했다.
 폼은 덜나지만 몸으로 부딪히는 `공공의 적’ 특유의 액션, 사건 해결 장면에 어김없이 등장하던 특유의 음악도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다만, 전편들보다 인물들의 캐릭터가 한층 풍부해졌는데도 여전히 사회의 부조리를 `공공의 적’ 개인에게만 대변시킨 채 그를 섬멸하는데서 멈춘 것은 아쉽다.
 돈이 명분보다 앞서고 불의가 정의를 앞서는 세상에 분노하면서도 강철중은 `공공의 적’을 응징하는 데 만족할 뿐 사회의 구조적인 부조리를 찾아나서는데에는 한 발자국도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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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비디오   `공공의 적 2’
 
 
 
적이 세지면… 싸움도 질겨진다!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도 만약 누군가가 행동이나 성격 만으로 한 사람의 적(敵)이 된다면 2005년 1월 선보인 영화 `공공의 적2’의 한상우(정준호)만한 강적은 없어보인다.
 재벌 아버지가 물려준 돈으로 `돈잔치’나 해대는 부잣집 아들에, 고등학교 시절 `쌈짱’이었고, 얼굴도 잘생긴 데다 서민들을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체격도 멀쩡한 게 군대도 면제다. 돈을 빼돌려 해외로 유출해 사리를 채우고 정치인들과 끈도 닿아있다. 이쯤 되면 정말 모든 사람들은 그를 때려부숴야 할 `공공의 적’, 혹은 온 국민의 `왕따’라고 명명할 만도 하다.
 영리하면서도 못된 녀석이 활개를 치고 다니니, 이젠 `우리편’이 이 적을 물리치면 되는 일.
 마침 아군에는 절차나 과정 모두 무시하고 저돌적으로 정의심에 불타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강검사가 있으니 영웅의 활약만이 기대가 될 뿐이다.
 흔한 장르영화에서 관객들이 느끼게 되는 주된 즐거움이란 게 악당들을 물리치는 영웅의 모습이라면, `공공의 적2’에서 악당의 포지셔닝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영리하게 잘 구축된 악당 캐릭터는 대중 영화의 장점인 동시에 이 영화를 여기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한계가 되고 만다. 영화적인 개연성만을 충족시킬 뿐, 캐릭터의 진정성을 확보해주지는 못한 듯하다.
 1편의 주인공이 경찰 `강동서 강력반’의 형사 강철중이었던 데 이어 2편의 주인공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의 검사 강철중(설경구)이다. 역시 책상 앞에 앉아 서류나 뒤적거리는 것보다는 현장에 나가 직접 부딪치는 것이 체질. 범인 검거를 위해서는 총질도 마다 않는 데다 수사 추진에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성격인 까닭에 검찰 내부에서도 `문제적 검사’다.
 그런 그의 눈에 어느 날 학교 재벌 한상우가 들어 온다. 상우는 철중에게는 검사의 길을 걷게 한 계기가 된 인물. 고등학교 3년간 같은 반에서 공부한 상우의 이중성을 철중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수사를 시작한 철중은 상우에게서 하나씩 `나쁜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상우는 재단을 물려받을 예정이었던 형의 갑작스런 교통사고에도 연루돼 있고 이제 자신의 몫이 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 마침 자신의 `뒤’를 봐 줄 정계인사들과의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형성해 놓은 상태. 그러던 중 철중은 자신의 오른팔 석신(박상욱)이 상우에 의해 살해당하고 외압으로 인해 상부에서 수사 중지를 명령받기에 이르자 수사를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한층 세련되어진 화면과 탄탄해진 드라마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긴 러닝타임(146분) 만큼 늘어져 보인다. 주인공이 `꾸부정한’ 자세로 위를 올려보던 경찰에서 당당하게 어께를 펴고 검사장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검사로 바뀐 점도 오히려 관객들과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점. 15세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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