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좌파’ - `멍청한 보수’
  • 경북도민일보
`무서운 좌파’ - `멍청한 보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윤환/칼럼니스트
 
 10년만에 진보-좌파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이명박 정권의 갈팡질팡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한심한지는 취임 100여일만에 청와대 참모들을 싹 바꿀 수밖에 없었던 사실만으로도 넘치도록 입증된다. 곧 단행될 내각 개편 역시 이 대통령으로서는 `치욕’일 것이다. `드림팀’이라고 자찬했지만 이러 터지고 저리 긁히고 패잔병 모습이다.
 그렇다고 낙담하고 자포자기할 이유는 없다. 야구경기로 치면 겨우 1회에 해당될 뿐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만 5년, 60개월 임기중 4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1회에 대량실점했지만 수비진을 바꾸고 대타를 잘 기용하면 언제 역전극이 벌어질지 모른다. 초반 실점은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임기말에야  민심 무섭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보다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의미에서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문제는 우리나라 보수들이다. 이 대통령도 포함된다. 하는 일마다 미운 털이 박혔고, 번지수를 찾지 못해 인터넷에서 두드려 맞고 매를 자초한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보자. TV 토론에 나온 고려대 여학생을 `민노당 대의원’이라고 폭로한 것 까진 좋았다. 그런데  그 여학생을 “고대생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자 여학생은 재학증명서를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꼬리를 내리고 사과했다. 이게 보수의 실체다. 주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적어도 TV 출연자를 공격할 생각이었다면 신상을 제대로 파악했어야 했다. 그가 어찌 검사를 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촛불시위가 한창인 6월 6일 현충일. 북파공작원 희생자 추모 모임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주최측은 북한으로 밀파돼 희생된 대원들의 위패를 잔디에 꽂고 촛불을 켰다. 광우병을 과장하며 시위를 자극하던 세력들은 서울광장을 빼앗겨 분노하는듯 했다. 그러나 조국을 위해 산화한 북파공작원들의 위패를 어쩌겠는가? 촛불부대들은 서울광장에 진입할 엄두를 못내고 주변을 어슬렁 거렸을 뿐이다. 보수 우파들이 진보 좌파들에게 보여준 엄숙한 모습이었다. 보수가 진보를 꾸짖으려면 권위와 존엄을 유지해야 한다.
 촛불 집회가 `좌파 방송’으로 비난받는 KBS와 MBC를 옹호하자 보수 우파들이 일어났다.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KBS와 MBC 본사 앞에서 연일 항의 집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집회에는 고엽제 전우회와 HID 대원출신들도 참여했다.  이들의 심정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박정희 - 전두환 군사독재자 편에서 편파 방송과 왜곡을 일삼다, 김대중 - 노무현 좌파 정권을 편든 공영방송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는 것이다. 더구나 MBC는 인간광우병을 왜곡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정권이 들어섰는데도 좌파 논조를 고수하는 공영방송이 얼마나 못마땅했을지는 묻지 않아도 뻔하다.
 그러나 방법이 문제다. 아무리 답답하고 용서할 수 없다 해도 진보 좌파들의 방법을 그대로 원용하면 백전백패다. 주성영 의원이 인터넷에서 지금 어떤 취급을 받는지 보라. 완전 저승사자다. 준비안된 보수들이 진보 좌파, 일부 친북세력에게 덤벼들다 민신창이가 된 모습을 한두번 본 게 아니지 않은가.
 작가 이문열 씨가 “의병이라도 일어나야한다”고 했다가 이문열 씨 책 소각운동이 벌어질 기세다. 조-중-동을 상대로 한 마녀사냥과 광고주에 대한 협박, 상품 불매운동은 가히 중국 문화혁명 수준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완장을 채워주고 부모와 이웃을 사냥케 한 나치를 연상케 한다. 망나니들에게 보수들은 아무 준비도 없이 씩씩거리며 덤벼들다 나가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수논객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촛불 끈다고 백발 어르신들을 모신 집회는 보수의 무전략 증거”라고 질타했다. 그는 “보수는 도덕성을 중요시 해야 한다. 부도덕과 부패의 상징이 보수라면 누가 보수를 하겠는가. 젊은 사람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이런 문제다. 그래서 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촛불은 `썩은 보수’에 대한 총체적 저항이라는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보수들이여 “도덕성을 갖추라”는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축재과정이 추하면 보수는 진보에게 백전백패다. 진보에게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뒤에 도사린 친북· 반인륜집단에 패배할까 두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