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겉도는 학교 성교육의 문제점과 대책 下
학교 성교육의 실효성 문제와 잇따르는 청소년 성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학교 성교육은 입시위주 교육환경과 권위주의적 교육행정, 대부분 교사들의 낮은 인권인식 등으로 인해 실시에 어려움이 많다. 청소년 성폭력 문제가 점차 심각성을 더해가면서 그 어느때보다 교육적 대책과 함께 실효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보건교육`눈가리고 아웅’식 수준…성범죄 악순환
△청소년 성교육권과 보건교육의 활성화
입시위주의 교과과정 편재로 관련되지 않은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보건교육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교육방식은 청소년의 성범죄 문제와 아동대상의 성폭력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 22일 포항지역의 한 공원에서 만난 여중생과 여관에서 술판을 벌이던 고등학생 3명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해 구속되는 사건 역시 청소년 성교육 부재와 미흡의 단면을 보여줬다.
일선 학교의 성교육 시간과 함께 보건교사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성교육이 행사치레로 진행되는 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포항지역 초·중등 95개교의 학생수는 6만 517명이다.
이 중 보건교사는 75개교에 배치되어 있으며 나머지 학교는 일반교사로 채워져 있다.
특히 과대학교(초등 49학급·중고등 37학급 기준)인 경우, 보건교사 1명이 학생 2000∼3000명을 담당하는 등 업무량이 많다.
따라서 학교별 보건교사 충원 등 시스템과 제도 보완을 통한 학교 성교육의 정상화가 요구되고 있다.
△보건과목 신설, 실효성이 관건
지난 11일 자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등학교의 보건교육을 강화하고 중·고교 선택과목에 `보건’과목을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과정안을 확정해 고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초ㆍ중ㆍ고교에서는 재량활동시간을 활용해 연간 17시간 이상 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내년 3월부터 5, 6학년에서 학년별로 재량활동 시간을 통해 연간 17시간 이상 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2010학년도부터 교양 선택과목으로 `보건’을 가르치게 된다.
그동안 전국체육교사모임은 “성교육과 보건교육은 기술ㆍ가정, 체육, 생활과 과학 과목 등에서 재량활동 시간에 이뤄지고 있어 새로운 과목이 생기면 학생부담만 가중된다”는 이유를 들어 보건 과목 신설에 반대해왔다.
또 지난 23일 법제처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중·고교 보건과목 신설 방침과 관련, 현행 학교보건법상 보건 과목을 반드시 설치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유권 해석을 내놓기도 해 보건과목의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점은 보건과목을 정규화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는 청소년에게 미칠 실효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성교육에 대한 교육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는 교정될 여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당국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평소 학교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별 성교육 홍보 강화 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종우기자 jjong@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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