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확보 위해 고난도 문항 출제…상위권 표준점수 오를 듯
“언어는 작년처럼 평이한 수준”
 
　13일 치러진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영역의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 보다 대폭 상승해 상위권을 변별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영역도 전반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어휘 수준도 높아져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반면 언어영역은 비교적 평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탐구영역은 사회와 과학탐구 모두 지난해 수준으로 출제된 가운데 선택과목별로 난이도 편차가 있어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ㆍ불리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수능시험 출제위원장인 안태인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리 가형이 너무 쉬웠다는 평가가 있어 작년 수능보다는 어렵게, 올해 모의수능보다는 쉽게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출제방향을 설명했다.
　안 교수는 “언어영역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으며 외국어영역과 제2외국어ㆍ한문영역은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높은 점수대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항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도 언어영역은 대체로 쉬웠지만 수리와 외국어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작년에 비해 아주 어려웠다. 지난 9월 모의고사와 비교하면 가형은 약간 어렵고 나형은 약간 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은 “수리영역은 기존에 출제된 문제의 형태와 접근방식이 달라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며 “중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국어영역에 대해 유웨이중앙교육은 “상위권 변별력 강화를 위한 고난도 문항이 4~5개 출제돼 지난해 수능과 올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약간 어려웠다”고 풀이했고,메가스터디도 “지문이 길어졌고 지문 속 긴 문장이 많았으며 어휘수준도 높아져 중위권의 점수하락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EBS 언어영역 강사인 김인봉 서울 잠실여고 교사는 “언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다. 수험생들이 까다로웠던 두 차례 모의평가로 인해 내성이 생겼고 문학에서 비교적 낯익은 작품들이 지문으로 출제됐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는 높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탐구영역은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가운데 사회탐구에서는 국사, 한국근현대사, 세계사, 사회문화, 과학탐구에서는 생물과 지구과학 등 일부 과목은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수리영역의 난이도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올해 입시에서는 수리영역에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표준점수와 등급 구분점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수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상당히 유리해질 전망이다.
　표준점수는 동일한 영역의 시험을 치른 응시자들 중에서 자신의 상대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전체 평균이 낮은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
　이날 시험에는 1교시 언어영역을 기준으로 지원자 총 58만8040명 가운데 55만8949명이 응시해 4.95%의 결시율을 보였다.
　수능출제와 채점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시험이 끝난 직후인 이날 오후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www.kice.re.kr)를 통해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6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수능성적은 다음달 10일까지 수험생들에게 통지되며 성적표에는 영역ㆍ과목별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의 정보가 제공된다.
 /정종우기자 jjong@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