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수천명을 지킨 한 남자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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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수천명을 지킨 한 남자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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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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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개봉영화 `디파이언스’는 인류역사상 가장잔혹한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휴머니즘과 리더십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2006년 개봉작 `호텔 르완다’와 비슷한 맥락을 걷는다.
 자칫 건조한 살육 현장 고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지만, 권력자도 투사도 아닌 평범한 남자가 오직 인간애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공동체를 지켜낸 드라마는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디파이언스’
 
 
참혹한 시절… 희망 잃은 유대인에 용기를 준 영웅
현직`제임스 본드’가 선사하는 부드럽고 강한 리더쉽·휴머니즘
 
 `디파이언스’는 2차대전, 나치 점령하의 유럽이 배경인 영화지만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전투신을 중심으로 하는 전쟁영화는 아니다.
 제 한몸도 건사하기 힘들지만 박해받는 유대계 피난민들을 모아 작은 공동체를 꾸리고, 이들을 성심으로 이끌어 나가는 한 유대인 지도자의 용기와 고뇌를 그린 영화다.
 나치와 밀고자에 의해 가족을 잃은 유대인 투비아 비엘스키(대니얼 크레이그)는 살해자들에게 보복하고 동생들과 함께 숲으로 몸을 피한다. 숲에는 도망온 유대인 피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투비아는 이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투비아를 따르는 유대인들은 점점 늘어나 숲에는 하나의 마을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동생 주스(리브 슈라이버)는 은신처가 발각될 것을 걱정하고 투비아와 잦은 의견충돌을 일으키면서 러시아군에 합류한다.
 주스가 떠난 뒤에도 투비아는 혹독한 겨울과 독일군의 공격에 맞서 마을을 지키려 분투한다. 그 사이 투비아는 피난 여성 릴카(알렉사 다바로스)와 사랑에 빠진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어 `디파이언스’를 만든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관객이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도 투비아 비엘스키가 보여주는 휴머니즘과 리더십이다.
 뜻하지 않게 공동체를 이끌게 된 비엘스키는 수천명의 명운을 결정지을 자신의 선택을 앞에 두고 매번 고뇌하고, 형제들 하나하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공동체를 꾸리는 데 필요한 강력한 리더십 사이에서 갈등한다. 현직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가 보여주는 부드럽고도 강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수천명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나타나는 가지각색 인간군상도 흥미롭다. 사람들은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와중에도 울고 웃으며, 사랑에 빠지고, 지루한 싸움을 벌인다. 중압감에 시달리던 지도자가 병이 난 틈을 타 리더십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과 이들을 다루는 투비아의 모습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15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호텔 르완다’
 
100일간 1268명을 지켜낸 한 가장의 감동실화
 
 
 
 영화 `호텔 르완다’는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벌어진 무차별 인종학살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그 살 떨리는 지옥과 같은 현장이 주인공 돈 치들(Don Cheadle)의 젖은 두 눈과 따뜻한 가슴을 거치며 전율로 다가온다. 자칫 건조한 살육 현장 고발 영화가 될 수도 있었던 소재가 돈 치들의 열연으로 인해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인간 드라마로 탄생한 것이다.
 1994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수십 년간 이어진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립을 일단락시키는 평화협정에 동의한다. 르완다 최고급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이자 평범한 가장인 폴 루세바기나(돈 치들)는 평화협정과 관련해 밀려드는 외교관, 취재진, 지역 유지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르완다의 대통령은 곧 암살당하고, 후투족의 자치군은 이를 빌미로 투치족 아이들까지 닥치는대로 살해한다. 위협을 느낀 폴은 투치족인 아내와 아이들, 동네 사람들을 호텔로 피신시킨다. 이후 수백명의 투치족 난민이 “살려달라”며 호텔로 몰려든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족 간 내전은 `먼나라’인 탓인지 별반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사실. 그러나 같은 시기 르완다에서는 무려 100만명이 살육당했다. 르완다 전체 인구의 8분의 1에 달한다.
 이 영화는 100일간 1268명의 목숨을 지켜낸 폴의 실화를 담아냈다. 호텔 밀 콜린스로 밀려드는 투치족 난민들의 목숨을 권력자도, 투사도 아닌 평범한 남자가 오직 인간애라는 이름으로 지켜낸 것이다. 그가 후투족이라는 사실은, 나치의 손아귀에서 유태인들을 지켜준 독일인 쉰들러와 비교하게 만든다.
 평범한 남자이기에 사실 그는 처음에는 가족의 안위만 걱정했다. “동네 사람들도 도와주라”는 아내의 부탁에 “내가 지금껏 호텔에서 만들어온 관계는 우리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지 동네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던 그다.
 하지만 벨기에 호텔이라는 점 때문에 밀 콜린스가 인종학살 속 안전지대로 분류되자 투치족 난민들이 몰려들고, 살육 현장을 목격한 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만이 아닌 난민 모두의 목숨을 하나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후투족 군대와 후투족 자치군을 상대로 한 목숨을 내건 거래를 시작한다. 그는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의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보여준다.
 중국에서 수입한 개당 10센트짜리의 무시무시한 칼로 학살을 자행하는 후투족 자치군은 그 10센트짜리 칼을 50센트에 되팔 수 있다고 좋아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털끝만 한 고민도 없는 후치족 자치군의 태도가 비단 그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최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주요 도시를 무차별 공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1994년의 르완다 참상은 현재에도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해피 엔딩(과연 그것을 `해피 엔딩’이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에 감격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영 쓰린 것이다.
 2006년9월 국내개봉작으로 호아퀸 피닉스, 닉 놀테, 장 르노 등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활약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쌍화점’ 흥행돌풍 이어가나
  마다가스카2와 접전벌일 듯
 
 오프닝주 155만명을 동원하며 정상을 차지했던 한국 영화 `쌍화점’이 흥행세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쌍화점’은 주요 영화 예매 사이트의 예매율 집계에서 신규 개봉작인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2’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쌍화점’은 7일 오후 7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의 예매율 집계에서 29.35%의 점유율로 26.09%의 `마다가스카2’를 따돌렸지만 맥스무비의 집계에서는 22.99%로 26.71% 의 `마다가스카2’에 뒤졌다.
 `쌍화점’은 조인성 등 주연배우들의 누드 열연에 대한 궁금증이 작품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흥행 성적을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마다가스카2’는 전편에 비해 한층 약해진 재미에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성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흥행세가 한풀 꺾였지만 코미디 `과속스캔들’의 누적 관객수가 600만명에 얼마만큼 근접할지도 이번 주말 극장가의 관심 거리다. 6일까지 530만명을 동원한 `과속 스캔들’은 주요 예매 사이트의 집계에서 10%대의 점유율로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짐 캐리 주연의 코미디 `예스맨’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볼트’,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벼랑위의 포뇨’ 등 기개봉작들이 여전히 관객들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번주말에는 코미디 `비 카인드 리와인드’, SF 액션물 `뮤턴트: 다크에이지’, 제이슨 스테이섬 주연의 액션물 `트랜스포터: 라스트미션’, 대니얼 크레이그 주연의 `디파이언스’, 고전 음악가 비발디를 다룬 전기영화 `비발디’가 첫선을 보인다.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미셸 공드리 감독과 코미디 스타 잭 블랙이 호흡을 맞춘 영화로, 오래된 비디오 대여점에서 테이프가 모두 지워지자 직원들이 직접 패러디 버전을 제작한다는 내용의 코미디.
 `뮤턴트’는 디스토피아의 음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좀비와 싸움을 벌이는 액션물이며 `트랜스포터’는 차량 액션신의 속도감이 장점이다. 두 영화 모두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가 약한 게 흠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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