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올해 일본인 관광객 1만 명 유치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 방안 모색에 들어갔다고 한다. 구룡포 일대에 많이 분포했던 일본 전통가옥의 복원, 일제 초기 구룡포에 이주해 살다가 되돌아간 일본인들의 모임인 `구룡포회’ 회원찾기 등과 일제시대 때의 구룡포에 대한 지역사(地域史)의 스토리텔링(Story telling)화를 통한 관광자원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항 죽도시장과 대게요리 등 싱싱한 해산물을 이용한 `먹거리 관광’ 자원도 적극 개발할 모양이다.
한 마디로 과거 일제시대 구룡포 등 포항 일대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는 데 착안한 일본인 관광활성화 계획이다. 그들의 식민지 지배 초기 포항거주 흔적을 복원하여 보여줌으로써 그 향수를 자극하여 관광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말하자면 아픈 역사의 한 시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인 셈이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은 자명하다. 그 점에서 `일제시대 식민지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관광자원화까지 해야 하나’라며 백안시할 일은 아닐 것이다. 지역 관광산업을 발흥코자 하는 이러한 일을 두고 `치욕의 역사를 왜 다시 끄집어내려 하느냐’는 패배주의적 감정에 억매일 일도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지역에 일본풍(日本風)을 재현하려는 계획에는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자신감과 자존(自尊)의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일본인 비위맞추기에 집착하거나 저들의 우월감을 충족시켜주는 데 급급해하지 않아야 한다. `돈 벌어 들이자’는 일에 자존심으로 다툴 일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국력을 더욱 앞으로 전진시켜 나가고 있는 21세기다. 이런 터에 관광객 유인도 좋지만 지역을 온통 소갈머리 없이 여기저기 일본풍을 심어나간다면 그만큼 볼품사나운 일이 또 있겠는가. 어쭙잖은 민족주의라 힐난할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민족자존의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관광자원화 명분의 일본풍도 좋지만, 부디 사람들의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추진될 수 있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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