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1년-`실패와 좌절’에서 배워야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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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1년-`실패와 좌절’에서 배워야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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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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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 자기편만 챙기는 인사도 그렇고, 명확한 국정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것을 보면, 아마추어 정부 같다.” 보수를 대변해온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25일로 출범 1년을 맞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내린  총체적 평가다.
 이명박 정부는 박효종 교수의 신랄한 평가가 서운할지 모른다. 그러나 박 교수의 비판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박 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특히 좌파 386들이 설친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시민단체 `바른사회 시민회의’와 `교과서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좌파정부, 친북 진보 지식인들과 맞섰다. 한국 근현대사를 왜곡한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 수정을 위해 동분서주했고, 전교조의 정치투쟁을 비판하는데 몸을 던졌다. 그런 그가 마음 편하게 지내야할 보수 정부 치하에서 실망감을 토로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지지도를 보자.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층인 서울 강남을 보자.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 `나우리서치’가 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강남·서초·송파구)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 국정 운영에 대해 53.6%가 “못한다”고 답했다. 종부세 완화 등 강남사람들 좋아할 정책을 폈지만 평가는 싸늘하다. 강남이 이 지경이니 다른 곳은 말할 것도 없다. 용산 철거민 참사 이후 보수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30%를 돌파했다는 수치도 있지만 체감 지지율은 밑바닥이다. 정치학자들은 지지율 30% 미만을 `통치가 불가능한 수치’라고 진단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경제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터지기전부터 이 대통령 지지도는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봄에 터진 광우병 소동이 시작이다. 그리고 `고소영’ `강부자’ 인사실패, 또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떠올리게 만든 `낙하산 인사’ 등이 진원지다.
 광우병 소동은 코미디다. 미국 쇠고기만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선동과, 친북좌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보따리를 싸 하방(下方)했던 운동권들이 `강시’처럼 청계천으로, 광화문으로 몰려들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먹을거리인 쇠고기 문제를 소홀하게,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촛불이 타올랐다.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골프 카트를 타고, 어깨를 두드리고, 서투른 영어로 웃고 즐기는 모습 속에 미국산 쇠고기가 갑자기 우리 식탁을 침범하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이 도장 찍은  미국산 쇠고기로 이명박 정부에 몰매를 맞는 사태를 자초하고 말았다.
 난장판 인사는 언짢아하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임명했다 하면 수백억 자산가고, 이들 재산에서는 부동산 투기 냄새가 풀풀 났고, 불법의 흔적이 드러났다. 전국 곳곳의 부동산은 서민들이 평생 꿈조차 꿀 수 없는 노른자위 땅에 자리 잡았다. 병역과 세금문제, 이중국적 등은 사소한 문제다. 이래도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한다면 이상한 일이다.
 `강만수’. 그 이름은 경제정책 실패의 상징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그는 수백억 달러라는 금쪽같은 돈을 환시장 개입으로 날렸다. 그 때문에 “한국이 제2의 IMF 위기에 봉착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박정희 수출드라이브인 `고환율’ 정책에 집착했을 것이다. 수출만 잘되면 경제도 성장하고 내수도 살아날 것으로 믿었으리라. 그러나 수입원자재 가격 폭등을 몰고 왔다. 재벌은 버틸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은 허리가 부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놓고 그는 송년 국무회의에서 “올 한해 원 없이 돈을 써봤다”고 얼빠진 발언을 했다. 정신이 이상한 건지 술에 취한 건지......
  집권 2년차인 새해 벽두 용산 철거민 참사가 벌어졌다. 폭력집단을 징벌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인명 피해 최소화가 전제다. 그러나 주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졌다. 공권력이 도전받는 것보다 공권력이 공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상황이다.
 다행히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 임기를 4년이나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제발 인사 제대로 하고 말을 가려하는 신중함을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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