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아카데미 특수’노린 수상작들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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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극장가`아카데미 특수’노린 수상작들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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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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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밀크·더 리더-책읽어주는 남자
이달 3편 개봉… 수상에 대중인지도 높아져`흥행기대’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19일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이 잇따라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어서 흥행여부가 주목된다.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비롯해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밀크’ 등 아카데미 수상작3편이 3월 극장가에서 첫선을 보인다. 또한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일본 영화 `굿’바이’는 19일 재개봉해 다시 한번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카데미상 수상이 흥행에 유리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근래 한국에서는 아카데미 수상작이 그리 흥행하지 못했다. `아카데미상 수상=흥행 성공’이라는 공식은 1990년대까지는 유효했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런 공식은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카데미가 배출한 흥행작은 137만명을 모은 `시카고’(2003년 작품상)나 소규모로 개봉해 34만명을 모은 `브로크백 마운틴’(2006년 감독상) 정도 밖에 없었다. 작년에도 작품·감독·각색·남우조연 등 4관왕을 차지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6만명, 각본상 수상작인 `주노’는 7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에도 영화계는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은 예년의 부진을 떨치고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상작들이 `어려운 영화’라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 수상작들과 달리 대중성이 강한 작품들이라는 판단에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전세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환호에 고무된 느낌이다.
 지난 1일 할리우드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이미 개봉해 상영 중인 영국과 프랑스에서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 관객 수가 대폭 늘었다.
 수입사 거원시네마 관계자는 “영화 자체의 힘을 믿고 흥행을 기대했는데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높아져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녀주연상을 수상한 `밀크’(숀 펜)와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케이트 윈즐릿) 역시 아카데미 트로피가 박스오피스의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26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새영화    그랜 토리노
 
고집불통 노인, 세상과 소통하다
 
 
 
 인종차별자 노인이 조금씩 마음 여는 과정 그려
 
 6개 관에서 제한 개봉됐다가 19개, 84개로 상영관을 서서히 늘리다가 개봉 4주째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 2주간 정상을 지킨 영화. 언뜻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미국 영화 `그랜 토리노’의 이야기다.
 상업성, 대중성 면에서 눈에 썩 띄지 않는 드라마 영화인데도 `그랜 토리노’가 정상을 밟은 것은 `감동’ 코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품위있고 진중한 인간애야말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작들처럼 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설명해준다.
 한동안 연출에 전념했던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로 오랜만에 주연까지 맡았다. 이스트우드는 진지하고 인간적인 주제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속에 녹여내는 연출력을 다시 한번 자랑했고, 동시에 인생의 무게를 얹어 배역을 적확하게 살려낸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는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월트 코왈스키(이스트우드)가 아내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월트는 버릇없는 젊은이들이라면 질색하고 유색인종을 혐오하며 자식에게도 정을 드러내지 않는 고집불통 노인이다.
 어느 날 옆집에 사는 몽족 출신 소년 타오(비 방)가 일족 갱단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본 월트는 이들을 쫓아내고, 동네 몽족 이민자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는다.
 이들의 친절을 한사코 거부하던 월트는 타오의 누나 수(아니 허)의 끈질긴 설득으로 점차 마음을 열어 간다.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우아하고 품위있다. 이야기의 흐름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노장의 관록이 묻어나며 꼬장꼬장한 노인역을 맡은 이스트우드의 연기는 선 굵고도 섬세하다.
 희생과 구원에 관한 결말에서 보수적 색채가 짙게 드러나지만 이스트우드의 세계에서는 충분히 소명 가능하며 정당하다. 이스트우드는 유명한 공화당원이며 보수주의자이지만 그가 선악을 나누는 기준은 이념이 아닌 도덕성에 있다. 그는 줄곧 소외된 이웃과 부조리한 사회악, 그에 맞서는 인간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해 왔으며 이는 `그랜 토리노’에서도 이어진다.
 전작들에 비해 뚜렷한 `그랜 토리노’의 장점이라면 탁월한 유머감각이다. 마초 기질이 농후하며 인종차별주의자인 노인이 이웃의 젊은이들로부터 문화 충격을 겪고,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서로의 삶에 관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장면 장면은 따뜻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제목의 `그랜 토리노’는 차종을 말한다. 1978년식 그랜 토리노는 극에서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
 12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버킷 리스트
 
서로 다른 두 노인이 보여주는 진한 우정
 
 
 
죽기전 하고싶은 일 써내려가며 삶의 기쁨 찾아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 두 세계적인 노배우가 처음으로 한 영화에서 만났다. 설명이 필요 없는 두 거장의 연기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
 말기암을 선고받은 두 노인은 병원 2인실에서 우연히 만난다. 병원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컬슨)는 `무조건 2인 1실’이라는 병원의 규칙 탓에 평범한 자동차 정비사 카터(모건 프리먼)와 한 병실에 입원하게 된다.
 흑백, 빈부, 성격까지 극과 극인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지만 조금씩 서로 마음을 열어가고, `버킷 리스트’를 함께 써내려가며 마지막 삶의 기쁨을 찾아나선다. 영화 제목인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만든 목록을 뜻하는 말.
 이들은 세렝게티 초원, 피라미드, 타지마할, 에베레스트를 누비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또 스카이다이빙, 카레이싱을 하고 문신까지 새기며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즐긴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자라나는 두 노인의 우정과 함께 진정한 삶의 의미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버무려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낸다.
 극중 캐릭터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이 빚어내는 조화는 이 작품의 전부라고 할 만하다.
 에너지 넘치는 잭 니컬슨과 차분하고 따뜻한 모건 프리먼은 남과 여, 양과 음의 조화처럼 서로 보완하며 훈훈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대배우들의 호흡에도 영화가 관객에게 진정한 감동을 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두 배우는 가슴 속 깊은 곳의 웃음과 눈물을 끌어낼 만한 연기력을 발휘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듯하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의 잭 니컬슨과 `쇼생크 탈출’의 모건 프리먼이 만났지만 그 감동이 배가되지 않는 것은 영화 속 감동이 상투적이고 진부한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를 누비며 이들이 호화로운 모험을 펼치는 장면 역시 색다른 눈요깃거리를 제공하지만 삶에 대한 진정한 통찰로 연결되지는 못한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역시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의 빛나는 만남이다.
 2008년 4월작. 12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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