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담겨진 그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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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담겨진 그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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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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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즐릿(33)에게 제8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가져다 준 영화`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감독 스티븐 달드리)가 이번주  국내에서 개봉했다.
윈즐릿는 `더 리더’에서 비밀을 간직한 여인 한나 역을 열연해 생애 첫 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 제8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마리온 코틸라르의 영화 `라비앙 로즈’와 비교해보는 것은 어떨까.

케이트 윈즐릿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10대 소년 마이클과 30대 여인 한나의 사랑
2차대전… 시대가 만들어낸 희대의 비극

 
 
 
 독일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는 사랑과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소년에 관한 성장소설이자 독일의 2차대전 세대와 전후 세대의 죄의식과 통합에 관한 사회소설이다.
 미국 제작사 와인스틴 컴퍼니, 미라지 엔터프라이즈와 영국 출신 스티븐 달드리감독이 영화화한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전반적으로 소설의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 왔다.
 15세 소년 마이클(마이클 버그)은 길을 가다가 열병으로 심한 구토를 일으키고 우연히 30대 여인 한나(케이트 윈즐릿)의 도움을 받는다. 둘은 이후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비밀스러운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한나는 관계를 가지기 전 책을 읽어달라고 청한다.
 어느 날 한나는 갑자기 사라지고 8년이 흐른다.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나치 전범 재판을 참관했다가 피고인 신분의 한나를 발견한다.
 줄거리에는 변화가 없지만 제작진은 할리우드식 각색을 단행했다. 열정과 죄책감이 혼란스럽게 뒤섞인 원작 속 `미하엘’의 복잡한 감정은 영화 속에서 `마이클’의 운명적인 사랑으로 그려졌다.
 할리우드의 손길은 무엇보다 나치 전범 문제에 닿아 있다. 원작 소설은 나치의 범죄에 무의식적으로 가담한 평범한 독일인에게 변명의 기회를 줘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홀로코스트를 독일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영화 제작진은 이런 소설의 정치성을 끝까지 짊어질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도덕성의 잣대와 단죄에 대한 의무감을 버리지 못한다. 미해결된 수용소문제를 토론하고 단죄받지 못한 전범들을 비판하는 법학도들의 설전은 길게 묘사됐다.
 중년에 들어선 마이클(랄프 파인즈)이 가해자를 대신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도 추가됐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회원들의 지지를 받아 5개 부문에 후보 지명되고 수상까지 한 이유는 용서를 거부하는 생존 유대인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값싼 감동을 설파하는 것은 아니다. `빌리 엘리어트’, `디 아워스’를 통해 탄탄한 연출 실력을 보여왔던 달드리 감독은 종전 후 수십 년이 흐른 뒤에도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전쟁에 휩쓸린 개인의 비극, 꺾이지 않는 인간의 자존심에 진지하게 접근했다. 소년과 연상의 여인간 사랑은 아름답게 그려졌으며 이야기의 흐름은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만큼 매끄럽다.
 30대부터 60대까지 한나를 연기한 케이트 윈즐릿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다. 복잡한 사연과 상처를 가진 모습을 열연한 윈즐릿은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청소년 관람 불가.
 


 
추천비디오   `라비앙 로즈’
 
“사랑 없는 노래는 존재하지 않아” 사랑에 목마른 여자의 비극적 삶
 
 
 
 우렁차면서도 애절한 음성.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놓았던 처절하리만큼 깊은 음색.
 영화 `라비앙 로즈’(원제 `La Mome’)는 이름 모를 숱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죽을 때까지 사랑을 갈구했던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비극적인 일생을 기록한 영화다.
 “사랑은 경이롭고 신비하고 비극적인 것, 사랑은 노래를 하게 만드는 힘, 나에게 노래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사랑이 없는 노래는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랑에 목말라했고 평생 사랑을 했으나 정작 그 사랑 때문에 너무나 아파한 여인이다.
 세계를 뒤흔든 이브 몽탕과의 사랑. 그 사랑은 매릴린 먼로에게 떠난 남자의 배신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이브 몽탕과의 이별은 `라비 앙 로즈(La Vie en Rose)’라는 불후의 명곡을 만들어냈다.
 세계 미들급 복싱 챔피언 막셀 세르당과의 사랑. 유부남인 걸 알면서 시작한 깊은 사랑은 남자의 비행기 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끝나 더 큰 슬픔을 남긴다. 짧지만 깊었던 사랑의 슬픔은 역설적으로 `사랑의 찬가(I’Hymne l`amour)’로 간직된다.
 그리고 20살 연하의 남편, 수많은 스캔들을 뿌렸으나 피아프의 진정한 사랑은 막셀 세르당으로 알려지고 있다.
 1963년 세상을 떠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인 47세에 암으로 사망한 피아프의 삶은 지켜보기에 불편할 정도로 불행해 보인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 혼신을 다해 부른 `후회하지 않아(Non, je ne regrette rien)’를 들을 때면 147㎝의 이 작은 여자가 한없이 불쌍해진다.
 딸을 돌보는 걸 벅차하는 거리의 가수인 어머니와 군대에 징집된 곡예사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피아프는 포주인 할머니 집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창녀 티틴은 심한 결막염으로 맹인이 될 위기에 처한 에디트 지오바나 가숑을 딸처럼 보살핀다.
 아버지를 따라 이리저리 떠돌던 에디트는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하루하루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번 돈으로 술에 취해 살아간다.
 술집 주인 루이스 레플리에 의해 `작은 새’라는 뜻의 에디트 피아프라는 예명을 얻은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며 스타로 부상하는 듯했으나 루이스가 살해되며 다시 길거리로 돌아간다.
 마약과 술에 찌든 삶을 살던 그를 다시 끄집어낸 이는 프랑스 최고의 시인 레이몽 아소. 제대로 음악교육을 받아봤을 리 없는 에디트에게 엄격한 발성과 무대 매너를 가르치고 자신이 쓴 시로 지어진 곡을 줘 에디트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는다.
 미국 무대에 진출한 에디트는 평생의 사랑인 막셀 세르당을 만난다. 열렬한 사랑에 빠졌으나 막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그는 절망한다. 이후 평생 마약과 알코올에 의지하면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힘으로만 살았던 고난한 삶이 이어진다.
 영화는 시점을 오가며 정신없이 움직인다. 10대에서 죽음을 앞둔 40대로, 벅찬 사랑에 빠진 30대와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던 20대를 오간다. 에디트 피아프에 대한 큰 얼개의 사전 정보가 없다면 화면을 따라가기에도 벅찰 정도.
 수많은 남자와 사랑을 했지만 영화는 그의 진실한 사랑이었던 막셀과의 사랑만을 소개한다. 그 사랑이 얼마나 컸고,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프랑스의 주목받는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의 열연은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들 정도다.
 주옥같은 에디트의 곡이 때론 진짜 그의 목소리로 전해지고, 영화 이상의 드라마틱한 삶이 담겨 있음에도 보기에 참 불편하다. 그만큼 에디트의 삶이 비극적이었기 때문일까. 사랑을 갈구하면서 마약과 술에 찌들어 살아야만 했던 여인이 가련해서 고개를 돌리게 된다.
 2007년 11월 국내 개봉작. 12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주말 극장가`외화 전쟁’
 
 이번 주말 극장가에서는 `푸시’,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 개봉 2주째를 맞은 외화들과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쇼퍼홀릭’ 등 새 개봉작들이 경쟁한다.
 예매율에서는 일단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강세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과 맥스무비 등 주요 사이트에서 주말 예매점유율 20%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인도 빈민가 청년의 성공기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지난 주말에도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도 막상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다코타 패닝의 초능력 액션 영화 `푸시’에 밀린 바 있어 이번 주말에도 정상 등극을 확신할 수 없다.
 일단 정상에 올라 있는 `푸시’ 역시 안심할 수 없다. 10%대의 예매점유율로 3, 4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 예매율 2위는 전후 독일을 배경으로 케이트 윈즐릿이 나치 전범 역을 열연한 역사 멜로영화 `더 리더’가 차지하고 있다.
 26일 함께 개봉한 `더 리더’보다 약간 낮은 예매점유율을 보인 `쇼퍼홀릭’은 `더 리더’보다 낮은 연령대의 20대 여성 관객을 공략하는 영화다. `칙릿’ 열풍을 이끈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뉴욕 쇼핑광의 일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렸다.
 의문의 스마트폰을 둘러싼 음모를 그린 액션 스릴러 `기프트’, 은행에서 10억 달러를 훔친 범인을 쫓는 형사에 관한 액션 스릴러 `카오스’도 26일 일제히 개봉했다.
 한국영화로는 지난주 개봉해 3위로 출발한 스릴러 `실종’이 유일하게 눈에 띄지만, 경쟁하는 외화 스릴러가 워낙 많아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현장 매표소에서 분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의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코언 형제의 블랙코미디 `번 애프터 리딩’,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되묻는 쥘리에트 비노슈의 가족 영화 `여름의 조각들’, 스페인에서 날아온 독특한 스릴러 `인택토’도 26일 개봉해 손님들을 기다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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